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인터넷은행까지...은행권 베트남 공략 잰걸음

 

[FETV=권지현 기자] 베트남이 국내 은행들의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다. 

 

신한·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현지에서 톱티어(Top-Tier) 외국계 은행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틈새를 노리면서다. 

 

베트남은 ▲높은 경제성장률 ▲젊고 풍부한 노동력 ▲외국인 투자에 대한 다양한 세제 혜택 ▲다양한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매력적인 시장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베트남 핀테크 연구단은 최근 카카오뱅크 여의도 오피스를 방문, 국내 인터넷은행 제도와 카카오뱅크의 경영 방식 등을 살펴보며 '디지털 금융'에 대해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들 베트남 핀테크 연구단은 카카오뱅크의 여·수신 사업뿐만 아니라 플랫폼 사업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카오뱅크 관계자는 "베트남 핀테크 연구단을 대상으로 출범 이후 5주년 동안의 발전 전략, 경영성과, 향후 비전 등에 대해 발표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베트남 핀테크 연구단 '구성원'이다. 이번 방문단은 부이 반 하이(Bui Van Hai) 은행감독원 부국장, 쩐 반(Tran Van) 전 국회 재무·예산위원회 부위원장 등 베트남 중앙은행 및 관련 정부 인사 4명, 베트남 전자지갑 플랫폼 기업 모모(Momo) 임원 3명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베트남에서 중앙은행은 은행업 인·허가, 감독·검사 등을 모두 관할하고 있는 조직으로, 이들 모두 디지털 금융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카카오뱅크를 방문한 뒤에는 토스뱅크 본사를 찾았다. 특히 홍민택 대표와 직접 만나 토스뱅크의 발전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출범 1년을 맞은 토스뱅크는 현재 44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11월 이후 매달 약 40만명의 신규고객이 유입되는 등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다.

 

금융권의 관심은 베트남 핀테크 연구단의 이번 방문이 두 인터넷은행의 베트남 진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모이고 있다. 때마침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베트남 진출 활로를 활짝 열어두며 글로벌 무대로 진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시장은 대형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현지 법인을 세우고 영업을 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베트남 인구는 9750만명으로, 전체 국민 중 디지털 기기에 친숙한 19세 이하가 29.9%, 20~39세가 32.5%를 차지했다. 2018년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7%에 달한다.

 

'젊은' 바람을 타고 실적도 좋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올해 상반기 1583.4억원의 총포괄이익을 기록, 1년 전(951.1억원) 66.5%(632.3억원) 성장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우리은행은 274.5억원에서 554.2억원으로 101.9%(279.7억원) 급증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이번 베트남 연구단의 방문을 계기로 현지 진출의 물꼬를 트게 된다면 베트남이 모처럼 국내 은행권의 뜨거운 글로벌 영업 격전지로 떠오르게 된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540만명으로 국내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인터넷'은행이란 점도 카카오뱅크의 베트남 진출 가속화를 불러올 것이란 관측이다. 베트남은 외국계 은행의 경우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 지점 2개 이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은행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베트남 금융당국은 지점 개설이 전제된 탓에 외국계 은행의 신규 인가 발급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점이 필요 없으며, 현지 디지털 금융 플랫폼의 확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은행에게 베트남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란 얘기다.

 

토스뱅크는 모회사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를 통해 이미 2019년 베트남 법인인 '토스베트남'을 설립,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만보기 리워드 기능'을 앞세워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한 결과 작년 말 누적 사용자 수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송금·계좌 개설·소액대출 서비스 등을 통해 금융 앱으로도 자리매김했다. 현재 토스베트남 앱의 MAU는 약 300만명으로, 이 중 10~30대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토스뱅크는 베트남이 첫 해외 진출 국가인 만큼 신용평가모형(CSS) 모델 구축 등을 통해 대출 영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미 베트남 현지에 시중은행들이 법인과 사무소 등을 두고 디지털 전환에 힘쓰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이 향후 영향력을 넓히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 같다"며 "플랫폼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카카오뱅크와 생활금융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토스뱅크간의 경쟁도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