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유통


“고물가 비상시국인데”...하림의 ‘더미식’ 고가전략 통할까?

라면‧자장면에 이어 ‘더미식 밥’ 선봬
이번에도 ‘프리미엄’ 경쟁사보다 비싸
맛은 있지만 비싼 장인라면은 ‘주춤’

 

[FETV=김수식 기자] 하림이 즉석밥에 또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더(THE)미식’ 브랜드가 붙은 프리미엄 즉석밥이다. 하림은 국내 즉석밥 시장의 새 시대인 ‘즉석밥 2.0’을 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는 ‘조심스럽다’는 목소리다. 이유는 비싼 가격 때문이다.

 

하림은 지난해 내놓은 ‘순수한밥(순밥)’도 프리미엄을 내세웠지만 ‘쓴맛’을 봤다. 역시 프리미엄이 붙은 ‘더미식 장인라면’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림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길을 간다. 하림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미식 밥 신제품 11종을 선보였다.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가져가는 게 목표다. 강점은 100% 쌀과 물로만 지어 갓 지은 밥의 풍미를 그대로 재현했다는 것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어머니 집밥처럼 좋은 쌀과 맑은 물로만 밥을 짓는다”며 “최고 품질의 닭고기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쉽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듯이 제대로 만든 집밥을 편리하고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허준 하림산업 대표도 설명을 보탰다. 허 대표는 “그동안 즉석밥에서 특유의 향이 나오곤 했는데 이는 첨가물 때문이고 그래서 산도도 ph 4~6 정도”라며 “즉석밥 2.0인 더미식 밥은 ph 7 수준의 중성을 나타내고 곡물 본연의 맛과 향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하림은 지난해 10월에 더미식 장인라면을, 올해 4월에는 더미식 유니자장면을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맛은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에 소비자의 선택을 주춤하게 만들었다는 평이다. 장인라면은 한 봉지에 2200원, 유니자장면은 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더미식 밥도 마찬가지다. 더미식 밥은 백미 210g가 2300원이다. 180g들이 현미쌀밥과 흑미밥 등 잡곡밥은 2800원짜리 가격표가 붙었다. 경쟁사 제품인 CJ제일제당 햇반 백미밥(210g 1850원), 오뚜기 백미밥(210g 1380원) 등과 비교할 경우 적게는 24.3%에서 많게는 66.7%나 비싼 가격이다. 앞서 하림은 지난해 3월 이미 순밥으로 즉석밥 시장에 도전한 바 있다. 당시에도 타사 즉석밥보다 비싼 가격에 시장 안착에 실패하고 단종됐다.

 

허 대표는 “순밥은 즉석밥 시장을 알아가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었다”며 “더미식 밥은 순밥과 품종, 공정이 다른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림은 신선한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낸다는 식품 철학을 갖고 있다. 첨가물도 넣지 않고 타사와 공정이나 설비도 다르다”며 “최근 경쟁사도 즉석밥 가격을 올려 더미식 밥과 가격차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더미식 밥 올해 매출 목표를 45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는 4500억원으로 추정되는 즉석밥시장의 10% 수준이다.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다만, 최근 식탁물가가 급상승하며 국민들의 한숨 소리가 높아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식탁물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난까지 겹치며 오름세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의 수출국들이 식량수출에 빗장을 걸며 곡물 수입에 의존해온 우리나라는 물론 개도국들은 물가 가격이 급등하며 시름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