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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차이나' 인니에 공들이는 금융권

현지법인 지분 추가 인수·증자 등 적극 행보
인니, 세계 4위 인구·15위 GDP의 '아세안 맹주'

 

[FETV=권지현 기자] 은행, 증권, 보험 등 국내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며, 세계 15위 GDP(국내총생산) 규모인 아세안(ASEAN) '맹주'다.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경제력 40%를 차지한다. 베트남·인도·미얀마·캄보디아와 함께 5대 핵심 신남방 기지로 꼽힌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는 국내 4대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을 포함해 은행 11곳, 보험사 4곳, 증권사 8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사업영역에 더해 영업 확대, 신사업 발굴 등으로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선점 영토를 확장해 간다는 계획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 승인으로 현지 증권사인 밸버리(Valbury)증권의 지분 65%를 약 550억원에 확보하기로 했다. 밸버리증권은 2000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중견 증권사로 작년 9월 말 기준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 12.1%를 기록했다. 전국 18개 지점망을 보유해 리테일 브로커리지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KB증권은 밸버리증권 지분 인수거래 종결 후 오는 3월 내로 인도네시아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밸버리증권의 자회사인 밸버리자산운용도 손자회사로 편입한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에 4000억원 한도로 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2020년 9월 지분 67%를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KB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총 115개 상업은행 중 자산 규모 순위 19위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510개 네트워크와 832개의 현금입출금기(ATM) 등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국민은행으로서는 인도네시아 지역을 공략하기에 좋은 수단이다. 현지 젊은이들을 '정조준'한 영업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을 내세워 현지에서 선보인 광고는 한 달 만에 2000만뷰를 달성했다.

 

기업은행도 인도네시아법인에 약 830억원(1조 루피아)을 추가로 투자한다. 이번 투자는 현지 금융감독청(OJK)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IBK인도네시아의 자본총계는 작년 9월 말 기준 2324억원으로 OJK가 요구한 기준을 소폭 하회한다. 기업은행은 이번 유증을 통해 OJK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중심 국가인 만큼 추가 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넓혀 간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지속적으로 자금을 들여 내년까지 IBK인도네시아를 'BUKU3'으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IBK인도네시아는 현재 BUKU2 등급으로, 인도네시아는 자본금 규모에 따라 은행을 BUKU1부터 BUKU4 그룹까지 분류하고 있다. 숫자가 클수록 은행이 운용할 수 있는 사업 부문이 많아진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OJK 제안에 따라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진행했다"며 "투입한 자본은 영업 확대 등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에 '하나은행'이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두터운 사용자층을 확보한 네이버 라인(LINE)과의 협업을 택했다. 지난해 6월 디지털은행 '라인뱅크(LINE Bank)'를 출범, 국내 시중은행이 핀테크와 손잡고 동남아시아에서 디지털뱅킹 서비스에 나선 첫 사례를 남겼다. 출범 당시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이 직접 나서 "라인과 함께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개인대출 상품 출시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 밝히며 현지 영향력 확장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라인의 견고한 소비자층에 힘입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아직은 생산기지적 관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젊은이들이 한류의 문화를 따라하는 등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욕구가 있어 이를 주목하고 있다"며 "현재 1인당 GDP 약 4000달러로 구매력이 높지는 않지만 이는 우리의 1988년 수준과 유사하므로 디지털 등 변화의 계기를 통해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