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텔레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833/art_16291615865105_2e72f1.jpg)
[FETV=김창수 기자] 국내 1위 통신사 SK텔레콤이 ‘이동통신사’의 틀에서 벗어난 다양한 신사업 전개로 경영 저변을 넓히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이동통신·인터넷 부문의 견조한 성장세와 더불어 클라우드 보안·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분야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화두인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선보이며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유행이 지난 콘텐츠로 여겨지던 ‘아바타 놀이’의 재부흥을 예고하며 삶의 범위를 가상 공간으로 확장하는 ‘5G 가상세계’ 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카카오와 200억원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를 조성, 혁신기업을 지원하고 AI(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무선통신사업 안정적 전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웨이브(WAVVE)를 통한 OTT 분야 경쟁력 강화, 향후 공개되는 아마존과의 구독 서비스 론칭 등으로 새로운 모멘텀을 통한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평가다. SK텔레콤의 연매출과 영업이익은 지속 개선세를 유지, 2022년에는 첫 매출 2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 SK텔레콤, 예상에 부합한 실적…‘탈통신’ 시동 건다=SK텔레콤의 2분기 매출액은 4조8183억원, 영업이익 3966억원(이상 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4.7%, 10.8%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으로 분석된다.
이동전화 부문의 수익은 전년대비 3.0% 증가한 2조6000억원이었으며 2분기 5G 서비스 가입자 수는 96만명 늘어난 770만명이었다. 무선 ARPU(유저당 평균 결제액)은 3만446원으로 4개 분기만에 반등을 이뤘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사업 부문의 건재와 더불어 미디어·보안·커머스 분야를 주축으로 한 ICT 신사업 전개에도 속도를 냈다. 이 분야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1% 증가한 1조5779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2분기 1조4328억원을 기록했던 ICT 신사업 매출은 같은 해 4분기 1조604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1분기 1조5212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2분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ICT 신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32%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PTV(SK브로드밴드)·OTT(웨이브)·커머스(11번가) 등의 유의미한 외형 성장을 일궈냄으로 본격적인 신사업 전개와 ‘탈통신’의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사진=SKT]](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833/art_16291617871873_8cd777.jpg)
◆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출시로 가상 세계 진출= SK텔레콤이 최근 전개하는 신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 ‘이프랜드’다. 메타버스란 초월(Meta)과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계된 가상세계를 뜻한다.
지난 2000년대 말~2010년대 초 싸이월드 유행과 영화 ‘아바타’ 흥행을 타고 가상현실 아바타 놀이, 3D 콘텐츠 열풍이 불었으나 얼마 안 가 시들해진 바 있다. 최근의 메타버스 열풍은 이러한 정서를 다시 수면 위로 끄집어낸 것이다. 1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유행한 것을 넘어 최근에는 기업 간 미팅, 신입사원 수련회 등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이프랜드를 출시하며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메타버스 세상을 즐길 수 있도록 프로세스 간소화와 사용성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프랜드 앱을 실행하면 화면 상단에 본인의 아바타와 프로필이 등장해 현재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하단에는 현재 개설된 메타버스 룸들이 리스트업된다.
이용자들은 아바타의 성별, 헤어스타일, 체형까지 총 800여종의 코스튬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버추얼(가상) ‘부캐’를 만들고 다채로운 아바타들과 소통이 가능하다. 또 소셜 기능도 강화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새로운 네트워킹 형성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아울러 이용자들이 본인의 관심사나 취미를 간략히 소개하는 프로필 기능을 추가해 같은 메타버스 룸에 있는 사람들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SKT 측은 기존 자사 서비스인 ‘소셜VR’과 ‘버추얼 밋업’을 운영해오며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용 편의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MZ세대들의 니즈를 고려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강화해 이프랜드를 5G시대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사진=SK텔레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833/art_16291618662306_0106e6.jpg)
◆ SK텔레콤, 카카오와 손잡고 ‘ESG경영’ 전개= SK텔레콤은 또한 ICT업계끼리의 ‘합종연횡’을 통한 ESG 경영 강화에도 나섰다. 카카오와 함께 각각 100억원 씩을 출자한 ‘ESG펀드’로 중소 벤처기업의 자생을 돕는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ESG 혁신기억을 육성하는 펀드를 활용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공동 목표를 세우고 펀드 운용에 나선다고 최근 밝혔다.
양사는 지난 3월 ESG·AI·지식재산권(IP)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고 해당 분야 기술 등 주요 자산을 우리 사회와 나누는 데 뜻을 같이하는 업무협약에 이어 국내 빅테크 기업이 함께하는 ESG 펀드를 조성하게 됐다. 양사는 ESG 펀드를 활용한 혁신기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펀드 투자 대상은 ICT, 융복합 산업 분야의 혁신 기술을 보유하면서도 우수한 ESG 경영환경을 갖춘 기업을 꼽고 있다.
아울러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운영하는 중소 벤처기업 육성 프로그램과 투자 활동도 ESG 펀드 운용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 SAP, 소풍벤처스 등 총 11개 기업이 참여하는 ‘ESG 코리아 2021’를 결성해 기업 성장지원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아이디어와 기술력, 인프라를 보유한 스타트업과 벤처에게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손을 잡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양사는 팬데믹 극복 AI 솔루션 ‘세이프캐스터 API’를 공동 개발, 지난 5월부터 SK오픈API 포털에서 외부에 무료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또 정부 기관과 민간기업들이 API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출시하도록 돕는 등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세이프캐스터는 유동인구와 지하철, 택시 이용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별 코로나19 안전지수를 알려준다. 이용자는 안전지수 수치를 보고 지역별 코로나19 노출 위험을 파악할 수 있으며, 외부 이동 자제를 권유하는 별도 알림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 다양한 사업부문 호조 강점…2022년 ‘연매출 20조 클럽’ 달성=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이 기존의 무선통신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어온 경영 확장 시도가 최근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의 실적 또한 연매출,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DT캡스는 클라우드 사업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IPO 준비에 나섰다"며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 흥행으로 MAU(월간 순 이용자)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12월 공개되는 오리지널 콘텐츠 '트레이서'를 통해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아울러 "8월 말 공개되는 아마존과의 통합형 구독 서비스는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미디어, 커머스 영역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제휴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를 확보할 경우 SK텔레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의 사업 실적 또한 순항을 지속해 오는 2022년에는 연매출 2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SK텔레콤이 올해 매출액 19조6180억원 및 영업이익 1조5580억원, 2022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조6420억원, 1조7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