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OLED 협력설' 다시 불거진다는데…왜?

등록 2021.06.22 09:27:25 수정 2021.06.22 09:31:42

"영원히 안한다”고 했는데...삼성, LG와 OLED TV 협업 가능성 제기
LCD 패널 가격 치솟자 수익 걱정하는 삼성, LED·QLED 모두 LCD 기반
삼성디플, LCD 사업 철수 연기…QD-OLED 전환 늦어져 VD 실적 걱정

[FETV=김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공급받아 OLED TV를 제조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삼성전자는 “OLED TV는 영원히 안 한다”고 까지 했지만 OLED TV를 위해 삼성과 LG가 협력할 것이라는 소문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기반의 TV를 제조하고 있다. 하지만 LCD 패널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OLED 패널 가격은 하락해 두 패널의 가격 차이가 좁혀진 상태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TV로 낙점한 QD-OLED TV는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보여 업계에서는 삼성이 “OLED TV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CD 가격, 1년 사이 2배 급등…철수 미룬 삼성·LG전자=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6월 상반기, 전체 TV 패널 가운데 출하량이 가장 많은 55인치 4K LCD 패널 가격은 평균 235달러(약 26만6500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하반기 대비 0.9% 증가하는데 그쳐 오름폭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55인치와 함께 다른 패널도 지속적인 강세가 이어졌다. 32인치는 87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71% 이상 올라 전체 TV 패널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또 43인치 4K는 147달러, 65인치는 292달러를 나타내 같은 기간 각각 96%, 67% 이상 올랐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패널 가격 상승이 지속됐지만 고객사의 패널 구매량은 줄지 않았다”며 “신규 캐파(CAPA : 생산능력) 증설이 없어 급격한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73.1%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81.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홈코노미’ 수요와 재택근무 확산 등의 영향으로 비대면 수혜가 커진 만큼 LCD 패널의 공급량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당초 중국의 저가공세로 지난해 말경, LCD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던 삼성과 LG가 철수일정을 연기한 이유이기도 하다.

 

◆LCD 가격 오르자...수익 떨어지는 삼성전자=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은 삼성전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31.9%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15년 연속 1위를 유지한 것으로 LCD 기반의 LED와 Q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한 효과가 컸다.

 

삼성 TV 가운데 최상위 모델 중 하나인 네오 QLED TV는 LCD 패널에 기존 대비 40분의 1로 작아진 ‘퀀텀 미니 LED’를 적용해 선명도를 높였고 퀸텀닷(Quantum Dot) 필름을 더해 완성했다. 이 제품은 지난 3월 출시된 이후 2020년 신제품보다 2배 이상 빠르게 팔려나갔지만 LCD 패널 가격이 오르면서 삼성전자에게는 “OLED TV를 만들어야 한다”는 꼬리표가 꾸준하게 따라붙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5인치 기준 LCD와 OLED 패널 평균 가격은 각각 200달러, 51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LCD 가격은 급등한 반면, OLED 값은 하락해 두 패널의 가격 차이는 1년 사이 440달러에서 310달러까지 좁혀졌다. 삼성전자가 LCD 패널을 기반으로 TV를 제조하는 만큼 가격 부담이 높아졌고 수익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OLED 패널은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발광이기 때문에 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두께도 줄어들어 가볍고 명함비가 무한대까지 표현돼 선명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은 차세대 TV로 QD-OLED TV를 낙점한 반면 LG는 OLED TV를 선택해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LG와 협력 부인하는 삼성, 시장에선 “OLED TV 만들어야”=삼성전자의 TV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 사장은 LG와의 협력을 여러 차례 부인한 바 있다. 한 사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0을 통해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OLED TV는 영원히 안 한다”고 말했고 지난 4월 열린 월드IT쇼에서도 OLED 도입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일, 삼성과 LG의 협력설이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한 매체는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2024년까지 최대 300만장에 이르는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며 “계약규모는 최대 5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OLED TV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OLED TV를 제조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TCL CSOT에 중국 쑤저우 LCD 생산라인을 매각하는 등 LCD 사업 철수를 진행했지만 삼성전자의 요구로 생산 종료 시점을 내년 말까지 연장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Q1 생산라인에서만 QD-OLED 시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LCD 사업 철수가 늦어지면서 생산 캐파를 맞추기가 힘들어 진 것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라인 연장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설비가 추가로 들어설 공간이 부족해졌다”며 “사측이 추가 증설을 하지 않을 경우 2022년과 2023년에도 Q1 라인만을 통해 생산 가능한 OLED TV 패널은 100만대 가량에 그칠 것으로 추정돼 삼성전자 VD 사업부의 수익성을 의미있게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은 QD-OLED TV는 이르면 내년 초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당분간 LCD TV를 기반으로 실적을 올려야 하지만 LCD 가격 강세로 수익성 기조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더군다나 LCD 패널 강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고 2021년 말부터 채널에서 재고 확충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LCD 패널 판가가 내년에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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