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몰이 녹색채권, 은행권 숨은코드는?

등록 2021.05.18 13:15:44 수정 2021.05.18 16:15:52

후순위채 발행으로 BIS자기자본비율↑...금리 낮은 ‘그리니엄’ 효과도

 

[FETV=박신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친 환경에 초점을 맞춘 ‘녹색채권’이 금융시장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산업계를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요시하는 투자 성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녹색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녹색채권이란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은행들은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국내의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목표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또 차입금리가 일반 회사채 금리보다 낮게 책정되는 ‘그리니엄’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그리니엄은 그린(Green)과 프리미엄(Premium)의 합성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향후 투자자들의 ESG 경영원칙 선호도가 이어지면서 그리니엄 현상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1000억원 규모의 원화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1년 만기, 0.89%의 고정금리 조건이다. 해당 채권은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국내 저탄소 녹색지원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최근 ESG채권을 후순위채 방식으로 발행했다. '후순위채권'이란 처음에는 발행금액 전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특정 시점부터 자본 인정금액이 감소하는 채권이다. 일반적으로 발행한 지 5년이 경과하면 상각조건이 발동된다. 발행회사가 파산하면 투자자가 원리금을 돌려받는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이 낮고 금리가 높은 특징이 있다.

 

ESG채권을 후순위채로 발행하면 자기자본 확충 효과로 안정적인 BIS 자기자본비율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6일 신한은행은 4000억원 규모의 원화 ESG 후순위채권(녹색채권)을 발행했다. 10년 만기 채권으로, 발행금리는 연 2.58%의 고정금리다. 신한은행은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 비율이 0.24%포인트(p)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이달 3000억원 규모의 원화 ESG 후순위채권(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녹색금융에 사용되는 ‘그린본드’와 사회적 활동에 쓰이는 ‘소셜본드’를 결합한 것으로, 우리은행에서 처음 발행한 ESG 후순위채권이다. 이 채권의 만기는 10년이고, 연 2.64%의 고정금리로 발행됐다. 해당 채권 발행을 통해 BIS 비율은 0.2%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BIS 비율 17.34%에서 17.54%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ESG 투자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투자자 리스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려되는 부문은 ESG 투자 기준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그린워싱’이다.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 사업을 진행하지 않지만, 친환경 등 ESG 명칭을 홍보, 마케팅 등에서만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ESG 평가는 구성요소가 매우 다양하고 평가기관 간 평가 지표나 방식이 크게 다를 수 있다“면서 ”동일한 기업 내에서도 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역 간의 상관관계가 없어 이런 불분명한 평가방식이 투자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신진 기자 sinji8280@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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