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유길연 기자]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가운데 약 절반이 대기업으로부터 특정 신용평가사를 이용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요구를 받은 중소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은 부당하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실행한 '대·중소기업 거래 시 신용평가서 요구 관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과 거래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의 41.9%는 대기업으로부터 특정 신용평가사 이용 요구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중기중앙회가 신용평가등급확인서(이하 신용평가서) 발급 경험이 있는 전국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행했다.
또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거래 중소기업 중 특정 신용평사가 이용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는 기업의 절반 이상(53.6%)은 이 같은 요구가 '부당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당하다고 인식하는 이유로는 '이미 발급받은 신용평가서를 인정해주지 않아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답이 92.2%를 차지했다.
중소기업들의 연평균 신용평가서 발급 횟수는 1.9건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거래 중소기업은 연평균 2.0건으로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의 1.2건보다 많았다.
대기업 거래 중소기업 가운데 연간 2회 이상 신용평가서는 발급받은 기업 가운데 61.8%는 발급 이유에 대해 '거래 상대방이 특정 신용평가사의 신용평가서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반면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 중에는 '신용평가서 발급 용도가 달라서'(62.5%)라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한편 중소기업들은 연간 신용평가서 발급 비용으로 56만9000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신용평가서 발급으로 인한 비용, 시간, 행정 등이 '부담된다'고 답한 기업이 54.0%에 달했다.
특히 대기업 거래 중소기업의 경우 55.9%가 부담된다는 응답을 내놔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의 응답률 33.3%보다 높았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상생협력부장은 "일부 대기업이 계약 이행능력 확인 등을 이유로 특정 신용평가사 이용을 강요하는 관행을 보여 상대 중소기업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대기업의 자발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