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다 죽는다"...휴업일 완화 등 규제방안 개선 시급

등록 2019.10.29 06:07:50 수정 2019.10.28 15:41:48

대형마트 3분기 전망도 ‘흐림’…수장 교체 카드까지
이종배 의원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의무휴업일에 시장 아닌 온라인·식자재 마트 웃었다

 

[FETV=김윤섭 기자]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이 이번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 실적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지난 7년간 시행중인 유통규제 정책에 대힌 궤도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유통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 대형마트 3분기 전망도 ‘흐림’…실적반등에 사활 건 BIG3

 

28일 유통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커머스업계 공세에 대형마트는 최저가 전략과 온라인 사업 강화, 인적 쇄신 카드 등 각 사만의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당장 반등을 기대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마트의 올 3분기 실적이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며 매출액은 5조4186억원 영업이익은 41.3% 줄어든 11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성현 연구원은 소비경기 악화에 따라 기존점 성장률이 상반기대비 더욱 하락하고 있고 온라인 매출 증가에 따른 마진율 하락, 비식품부문 매출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며 "3분기 할인점 기존점 성장률은 -5~6%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롯데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3분기 매출액 1조63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매경기 둔화와 일본 불매운동 영향 등으로 롯데마트 수익성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태풍으로 오프라인 마트 방문객이 줄어든 상황에 일본 불매운동이 시장 점유율 하락에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홈플러스도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형마트들은 각자 생존전략들을 발표하며 실적 반등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 이마트는 지난 21일 첫 외부 인사인 강희석 신임 대표를 임명하며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표 뿐 아니라 주요 임원들까지 교체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또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필두로 초저가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오는 11월 2일에는 ‘쓱데이’를 선언하며 그룹 18개 계열사를 총 동원한 ‘쇼핑축제’를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비롯해 SSG닷컴, 신세계푸드, 신세계면세점,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TV쇼핑,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사이먼, 까사미아 등 18개 신세계그룹 계열사가 참여하는 초대형 이벤트다.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신세계그룹이 가진 모든 유통 역량과 노하우를 쏟아 붓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처음 시도하는 대한민국 대표 쇼핑행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온라인 전용 판매 상품 등 역대 최대 물량을 준비했다"며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었던 차별화 상품과 다양한 할인 혜택으로 고객이 쇼핑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도 롯데마트의 초저가 정책인 ‘통큰할인’을 비록한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 통합 플랫폼 ‘롯데ON’ 등의 전략을 발표하고 있으며 이달 30일 상장 예정인 롯데리츠로 1조원 상당 현금을 확보하면서 향후 행보에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홈플러스도 창고형 할인매장인 ‘홈플러스 스페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기존 점포에 온라인 물류센터 기능을 더한 ‘점포 풀필먼트센터’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이커머스는 달리는데 오프라인 발목만 잡는 규제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도 규제는 여전히 오프라인에만 적용돼고 있어 형평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2012년 3월 마련된 유통산업발전법안에 따르면 3000㎡ 이상 면적을 가진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의무휴업일 지정(매월 공휴일 중 2일), 영업시간 제한(오전 0∼10시)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면적이 3000㎡ 미만이더라도 대기업 계열 점포일 경우 준대규모 점포에 해당해 역시 같은 규제를 받게 돼 있다.

 

법안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과거 대형마트들이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해당 법안이 힘을 받았지만 지난 2012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대형마트 점포 수도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는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대한상의도 지난 달 23일 '대규모점포 규제 효과와 정책개선 방안' 보고서를 통해 "대형마트가 마이너스 성장세로 바뀐 현시점에 대규모점포 규제가 적합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점포는 유통산업발전법상 매장면적 합계가 3000㎡ 이상인 대형마트,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및 복합쇼핑몰 등을 말한다.

 

이어 대한상의는 "전통시장을 위협하는 업태가 더이상 대형파트나 SSM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업태별 경쟁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법안의 원래 취지인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혜택을 받는게 아니라 중규모 이상의 동네마트나 식자재마트가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나 법안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자재마트는 자영업자들이 농·축·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만든 중형 슈퍼마켓인데, 일반 소비자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전통시장까지 파고들면서 빠르게 매출과 규모가 성장하고 있지만 식자재마트지만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통상 600~700㎡ 규모로 운영되며 개인사업자 또는 도·소매업으로 등록돼 있다. 점포 크기로만 기준을 두고 있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품목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도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식자재마트는 대형마트와 SSM이 받는 영업시간 규제에 포함되지 않아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 많으며 최근에는 근거리 배송 서비스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출점제한도 없어 전통시장 내부에도 들어선 마트도 있다.

 

실제로 16개 점포를 가진 세계로마트는 2015년 매출 1329억원, 영업이익 63억원에서 작년 매출 3313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으로 모두 배로 뛰었다. 장보고 식자재마트(점포 12곳)는 2012년 11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작년엔 71억원으로 늘었다.

 

 

대형마트 규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권에서도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0일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 점포가 온라인 쇼핑 영업을 하면 의무휴업일 제한을 하지 않는 내용으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재 국회 산자위에 계류 중인 이 법안 골자는 현행 유통법이 정한 의무휴업을 피해갈 수 있는 예외 대상에 대형마트와 준대규모 점포가 통신판매업으로 신고하고 전자상거래나 통신판매를 하는 때를 추가한 것이다. 기존에는 연간 총매출액 중 농수산물 매출 비중이 55% 이상인 대규모 점포, 즉 농협 하나로마트만 해당됐다.

 

대형마트 BIG3인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모두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 고객들이 마트 상품을 주문한 후 집 근처 매장이나 거점 물류센터에서 발송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당일 배송도 가능한 집 근처 매장 배송을 선호하지만 해당 매장이 의무휴업일 경우 선택이 불가능하며 점포 배송만 가능한 지방에 경우에는 아예 구입을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종배 의원은 “최근 유통산업 구조가 온라인 쇼핑으로 급격히 넘어간 상황에서 대형마트 등의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쇼핑 영업까지 제한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대형마트들이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공식자료를 통해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에 대한 영업·등록제한은 대·중소 유통 균형발전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마련된 제도”라며 “유통제도상의 역차별에 원인이 있다기 보다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패턴이 변화되고, 물류·배송혁신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일축했다.

 

또한 유통업계에서 대표적인 역차별 조항으로 지적하는 영업시간 규제와 관련해서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는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제한으로, 대형마트의 온라인 영업에 대해서는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 않다”며 “실제 다수 대형마트 업체가 규제를 받지 않고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법안에 취지에 맞게 골목상권이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8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전통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의무휴업 도입 이전인 2005년부터 2012년에는 전통시장 총 매출액 규모가 27조3000억원에서 20조1000억원으로 7조2000억 원이(26%) 감소했다. 하지만 의무휴업 도입 이후인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20조1000억원에서 22조6000억원으로 2조5000억원(12.4%)이 증가해 소폭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의 규제에 대한 찬반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규제가 아닌 ‘상생’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이마트 노브랜드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다. 지난 2016년 1호점을 연 이후 최근 10호점까지 문을 열었고 노브랜드 입점 이후 전통시장의 매출도 40%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윤섭 기자 dbstjq6634@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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