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윤섭 기자] 대형마트 1위 이마트의 올 2분기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상 첫 분기 적자 예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발표한 ‘초저가’ 정책이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용진 부회장의 또 다른 승부수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25일 현재 이마트의 2분기 실적 전망은 전체적으로 부진하다. 대신증권은 2분기 연결기준 예상 영업이익을 62% 감소한 201억원으로 추정했고, 한화투자증권은 73.1% 줄어든 143억원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와 삼성증권은 사상 첫 분기 적자를 예상했다. 이 수치들은 현재 시장 추정치인 234억원과 비교할 때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마트는 지난 1분기에 7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1% 급감했다. 매출액도 4조5854억원으로 44% 감소했다. 시장추정치로 2분기 영업이익을 계산한다고 해도 상반기 목표였던 영업이익 1000억원에 못미치는 것이다.
유통업계 공룡으로 군림해온 이마트의 이같은 부진에는 배경에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 정체가 있다. 실제 지난달 온라인 쇼핑 시장은 11조원을 돌파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커머스 업체들이 초저가 정책을 통해 경쟁에 나서면서 타격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마트는 올 초 경쟁 대형마트들보다 앞서 ‘국민가격’프로젝트를 필두로 한 초저가 마케팅에 나섰다. 이커머스에서 시작된 초저가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이다. 그러나 타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들까지 초저가 경쟁에 참여하면서 출혈경쟁은 심해지고 수익성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 부진 뿐 아니라 정용진 부회장이 야심차게 도전한 사업들의 부진도 수익성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이마트24는 지난 2014년 이후 5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마트24의 영업손실은 ▲2014년 140억 원 ▲2015년 262억 원 ▲2016년 350억 원 ▲2017년 517억 원 ▲2018년 396억 원 등을 기록했다. 누적된 손실액만 약 1700억 원에 달한다.
2017년 런칭한 드러그스토어 브랜드 부츠도 수익성 저하로 올 하반기 매장을 절반 이상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초가에 빠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위기에 빠진 이마트 구하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그 동안 주력해 왔던 전문점 사업 중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곳의 사업 규모는 줄이는 대신, 기존 대형마트 점포 리뉴얼을 통해 고객들을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실적이 좋지 않고 효율이 떨어지는 전문점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마트는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 부츠, 몰리스, PK마켓, 피케이 피코크, 와인앤모어, 베이비서클, 토이킹덤 등 다양한 전문점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올 1분기에만 전문점 사업에서 22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가장 먼저 구조조정 타겟이 된 '부츠'는 이달부터 33개 점포 중 절반 가량인 18개 점포가 문을 닫는다.
이마트가 이처럼 나선 것은 '부츠'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2017년 영국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손잡고 야심차게 '부츠'로 헬스,뷰티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기존 업체들인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롭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이마트는 '부츠' 로드숍 매장을 정리하는 대신, 계열사 유통 채널을 활용해 올 하반기에 이마트 내 '부츠' 상품을 입점시키거나 신세계TV쇼핑·신세계면세점 등을 통해 판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전문점들은 출점 확대를 통해 지속적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성장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가전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의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게이밍존', '드론체험존' 등 체험형 매장의 콘셉트를 도입한 일렉트로마트는 2030세대 남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렉트로마트의 2030 고객 비중은 절반 이상이다. 특히 젊은 남성 고객이 늘면서 올초부터 이달 22일까지 일렉트로마트 매출은 약 40% 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기준 39개점을 운영 중인 일렉트로마트를 하반기에도 약 10개가량 신규 오픈한다.
정 부회장의 야심작 중 하나인 ‘삐에로쇼핑’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삐에로쇼핑은 '펀 앤 크레이지'라는 콘셉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정 부회장이 일본이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하반기 경영 전략 회의에서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늦게 온다"며 "위기라는 현 상황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표현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SSG닷컴의 새벽배송을 필두로 한 정용진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승부수가 위기에 빠진 이마트의 실적 반등을 가져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