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산업은 대형 기업이 이끌지만, 그 기반을 떠받치는 것은 중간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 기업들이다. 게임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FETV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지만 산업 생태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중소 게임사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
[FETV=신동현 기자] 한빛소프트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게임의 국내 유통을 맡으며 성장했다. 이후 자체 게임 개발사로의 전환을 추진했지만 대형 흥행작을 잇달아 내놓지는 못했고 이후 드론을 필두로 교육·인공지능(AI)·확장현실(XR) 등 비게임 분야로 사업 범위를 넓혀왔다
한빛소프트는 1999년 설립됐다. 회사의 출발점은 LG그룹 계열사였던 LG소프트(현 LG디스플레이) 내 콘텐츠사업팀이다. 당시 LG소프트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LG그룹이 사업을 철수하면서 당시 LG소프트 콘텐츠사업팀장이던 김영만 전 한빛소프트 회장이 회사를 설립하고 교육 및 게임 소프트웨어 판권을 승계받았다.
한빛소프트는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확장팩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유통을 맡으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브루드워가 전국적인 인기를 얻은 데 이어 2000년에는 블리자드의 또 다른 대표작인 ‘디아블로2’ 유통도 담당했다. 이들 작품의 흥행을 바탕으로 한빛소프트는 2001년 매출 827억원을 기록했고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이후 성장 구조는 빠르게 흔들렸다. ‘워크래프트3: 프로즌 쓰론’ 판권을 손오공에 내준 데 이어 블리자드가 한국 법인 ‘블리자드 코리아’를 설립하고 직접 유통에 나서면서 한빛소프트는 핵심 매출원을 잃었다. 이에 따라 2003년 매출은 402억원으로 줄며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한빛소프트는 이를 계기로 퍼블리셔에서 개발사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2003년 ‘탄트라’를 시작으로 2004년 리듬액션 게임 ‘오디션’, 2006년 ‘그라나도 에스파다’, 2007년 ‘헬게이트 런던’을 잇달아 선보였다. 동시에 반다이코리아와 유통 계약을 맺고 완구 유통 사업에도 진출했다. 당시 유통 부문은 한빛소프트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다만 게임 부문에서는 ‘오디션’을 제외하면 기대만큼의 흥행 성과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2006년 '대한민국게임대상'을 수상했지만 흥행 성적은 별개였다.
‘헬게이트 런던’도 마찬가지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지만 실적 측면에서는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여기에 2009년 반다이코리아와의 유통 재계약에도 실패하면서 사업 기반은 다시 약해졌다. 한빛소프트의 매출은 2008년 기준 약 695억을 기록했던 매출은 점차 하락하며 2015년에는 221억원까지 줄었다.
2016년 3월 김유라 대표가 취임한 뒤 한빛소프트는 기존 게임 사업 외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다 바로 드론이었다. 종속회사 한빛드론은 글로벌 드론 업체 DJI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산업용·농업용 드론을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 등에 공급했다. 드론 사업은 농업, 측량, 시설 점검 등 산업 현장 수요를 겨냥하는 구조로 전개됐다.
교육과 헬스케어 분야로도 사업을 넓혔다. 한빛소프트는 AI 기반 영어 학습 앱 ‘오잉글리시’, 초등 코딩 교육 플랫폼 ‘씽크코딩’을 선보였다. 씽크코딩은 스토리텔링과 게임 요소를 결합한 형태로 설계됐다. 또 헬스케어 플랫폼 ‘런데이’, ‘핏데이’ 등을 출시하며 헬스케어 부문으로의 진출도 시도했다.
2022년부터 이승현 대표 체제에서는 AI와 XR 부문의 사업 확대가 이뤄졌다. 한빛소프트는 정부의 XR 플래그십 프로젝트 소방 분야 주관사로 참여해 메타버스 소방훈련 콘텐츠인 ‘FireXR’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 등 혼합현실 장비를 활용해 실제 공간 위에 가상의 화재 상황을 구현하는 방식이었고 2023년부터 초등학교와 소방안전관리 교육 현장 등에 적용했다.
AI 분야에서는 음성합성 서비스 ‘보이스젠(VoiceGen)’을 출시했다.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꾸고 이를 아바타와 결합해 영상 형태로 구현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이 기술은 지자체 재난 대응 통합훈련 시스템 구축 사업 등에도 활용됐다. 한빛소프트는 증평군 등과의 계약을 통해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이처럼 한빛소프트는 블리자드 게임 유통으로 성장한 초기 퍼블리셔에서 자체 게임 개발사를 거쳐 드론·교육·XR·AI 등 비게임 분야를 병행하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게임을 포함한 종합ICT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진행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