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신동현 기자] 엔씨소프트가 12일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열린 전락발표회에서 레거시 IP와 신규 IP,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축으로 한 ‘3대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지난 2년간 장르 다변화와 조직 효율화 등을 통해 체질 개선을 진행해온 엔씨소프트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나서고 2030년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박병무 공동대표 "체질 개선 마쳤다…올해부터 본격 성과 낼 것”
첫번째 발표를 맡은 박병무 공동대표는 “지난 2년은 체질 개선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말로 시작했다.
이어 박 공동대표는 취임 당시 엔씨소프트가 MMORPG 장르와 특정 지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게임 하나의 성공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고 매출도 한국·대만·일본에 약 70%가 집중돼 있었다”며 “리니지 IP 중심의 이용자 구조도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는 지난 2년 동안 장르 다변화와 조직 효율화, 글로벌 시장 확대 등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해 왔다. 박 공동대표는 “MMORPG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슈터, 서브컬처 등 다양한 장르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퍼블리싱을 통해 신규 IP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향후 3가지 성장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첫번째는 기존 주요 IP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다. 박 공동대표는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주요 IP의 라이브 서비스를 고도화해 약 1조50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는 신규 IP 확대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을 통해 2029년까지 약 10여 종 이상의 신작 라인업을 확보할 계획이다.
세번째 성장 축은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사업이다. 아넬 체만 엔씨소프트 모바일캐주얼센터장은 이날 영상 발표를 통해 모바일 캐주얼 시장 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는 약 1900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절반이 모바일 게임”이라며 “특히 캐주얼과 하이브리드 캐주얼 장르는 약 270억달러 규모로 모바일 시장의 핵심 영역”이라고 말했다.
체만 센터장은 모바일 캐주얼 게임의 핵심 경쟁력으로 데이터 기반 운영을 강조했다. 그는 “캐주얼 게임은 개발 주기가 짧고 머신러닝과 A/B 테스트 등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특징”이라며 “데이터가 좋으면 확장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단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독일, 베트남, 슬로베니아 등 해외 스튜디오를 포함한 모바일 캐주얼 개발 조직을 구축했으며 중앙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스튜디오 간 협업과 운영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체만 센터장은 “엔씨소프트는 1998년부터 게임 라이브 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이 라이브 운영 역량을 캐주얼 게임에도 적용해 장기 이용자 유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 2조5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장기적으로는 2030년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사결정은 데이터 기반…M&A는 직접 타깃 발굴
발표 이후 질의응답 세션에서 기존 엔씨의 MMORPG 기반 서비스 경험이 모바일 캐주얼 장르에서도 유효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아넬 체만 모바일캐주얼센터장은 “장르에 따라 콘텐츠 성격은 다르지만, 유저에게 새로운 경험과 퀘스트를 제공하는 최적의 타이밍을 잡는 '라이브 옵스(Live Ops)'의 근본은 동일하다”며 “기존 MMO 기술을 캐주얼에 맞춰 재구성하고 있으며, 이미 슬로베니아 스튜디오 등에서 데이터로 그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박병무 공동대표는 기존 모바일 캐주얼 앱들과의 차별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기존 앱들이 단순히 외부 게임을 끌어와 마케팅 채널로만 활용하는 단편적 모델인 반면, 엔씨가 인수한 ‘저스트플레이’는 이용자 유지율을 높이고 마케팅 비용 대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게임 운영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자체 스튜디오뿐 아니라 외부 개발사까지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통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팅 및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전문 인력 확보 현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 박병무 공동대표는 “이미 2년 전부터 해당 분야의 퍼블리싱 시스템을 세팅했으며, 국내외 슈팅 및 서브컬처 전문가들을 영입해 조직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의 모든 의사결정은 특정 개인의 감이 아닌, 철저한 테스트 지표에 기반해 이루어질 것이며 '누가 잘한다더라' 식의 무모한 도전은 지양하겠다”고 강조했다.
M&A 과정에서의 ‘오버 페이’ 우려에 대해 박병무 공동대표는 “현재 글로벌 M&A 시장은 2년 전만큼 과열되지 않았으며 엔씨는 매도자가 만든 옥션(Auction) 방식에 참여하지 않고 직접 타겟을 선정해 협상한다”고 못 박았다. 홍원준 CFO 역시 “효율적인 구조 설계로 영업권 상각 부담을 최소화했으며 인수한 자회사의 이익이 리퀴지(유출) 없이 연결 실적으로 온전히 반영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재무적 안정성을 피력했다.
2030년 매출 5조원 목표 중 내부 성장 비중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홍원준 CFO는 “레거시 IP의 매출 1조5000억원을 최저점(Rock bottom)으로 보고 있으며 신규 IP와 레거시 IP 기여도를 보수적으로 잡았음에도 5조원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과거 리니지 시리즈만으로도 연 매출 2조5000억원을 기록한 경험이 있다”며 “2030년에는 모바일 캐주얼 매출 비중이 약 35%까지 확대되고, 기존 IP와 미국 스튜디오를 포함한 신규 IP가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 환원 관련 질문에 홍원준 CFO는 “상법 개정안을 준수하며 적절한 시기에 이사회 논의를 거쳐 자사주 소각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자사주 활용의 디폴트는 소각”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AI 툴 도입 계획에 대해 박병무 공동대표는 “엔씨는 외부의 오픈 API나 AI 에이전트 도입에 매우 적극적이며 내부 AI 조직은 이를 현업에 적용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넬 체만 센터장은 “모바일 캐주얼 분야에서 AI를 통해 광고 소재 제작 비중을 높이고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수 시간 내에 플레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사태 및 램 가격 인상 등 여러 우발적인 리스크에 따른 영향에 대해 “역발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전쟁 등 정세 불안으로 투자가 위축된 시기가 오히려 좋은 스튜디오를 적기에 인수할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실제로 유저 지표는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견고하거나 오히려 좋아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답변했다.
행사 마무리 후 박병무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실적 발표나 주주총회 등을 통해 말씀드린 내용들은 가능한 한 약속을 지켜왔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말씀드린 중장기 계획 역시 반드시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4년 뒤 상황을 지금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올해 약속한 것들은 반드시 지키고 장기적으로도 신뢰를 이어가겠다”며 “엔씨소프트 역시 같은 생각으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