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KCC건설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뚜렷한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원가율 개선과 공공공사 확대 전략이 맞물리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외형 성장보다 ‘이익 체력’ 강화에 초점을 둔 경영 기조가 숫자로 증명됐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건설의 2025년 별도 기준 매출은 1조8334억원으로 전년(1조8270억원) 대비 0.4% 증가했다. 사실상 외형은 제자리걸음이었지만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36.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54억원으로 183.8% 급증했다.
매출 증가폭이 미미했음에도 이익이 크게 개선된 배경에는 원가 구조 정상화가 자리한다. 과거 원자재 가격 급등기에 수주했던 고원가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80%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2022년 원가율이 97% 수준까지 치솟으며 적자를 기록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체질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분기 흐름에서도 이익 개선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약 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하며 연간 실적을 견인했다. 4분기에는 기성 인식 시점과 계절적 요인 등이 반영되며 다소 완만한 흐름을 보였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역시 주효했다. 주택 경기 침체와 분양 시장 위축에 대응해 관급 공사 비중을 2024년부터 40% 이상으로 확대했다. 공공공사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으나 대금 회수 안정성과 인허가 리스크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 변동성이 커진 시장 환경에서 현금흐름을 방어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수주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KCC건설은 올해 초 국가철도공단(KR)이 발주한 남부내륙철도 제4-1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1715억원)를 수주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6조7000억원 규모의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의 일환으로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연결하는 국가 기간 인프라 프로젝트다. KCC건설은 남부내륙철도 10공구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를 접수한 상태다.
또한 HL D&I Halla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사업비 약 6164억원 규모 화성~오산 고속화도로 건설·운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화성 향남지구와 오산 세교지구를 잇는 왕복 4차로(13.3km) 도로로 경기 남부권 교통망 개선 사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비주택 부문에서도 진천 광혜원 실원지구 물류센터(2271억원), 성수동 복합시설 신축공사(1440억원)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확보했다. 주택 의존도를 낮추고 물류·복합개발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고 있다.
재무지표 역시 개선됐다. 순이익 증가로 이익잉여금이 쌓이면서 2025년 말 기준 자본 총계는 5526억원으로 확대됐고, 부채비율은 187%대로 낮아졌다. 과거 시장의 우려 요인이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담도 수서역세권 개발사업의 본 PF 전환 등으로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했다. 결산 배당은 보통주 1주당 200원으로 전년(130원) 대비 53.8% 인상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39억8900만원, 시가배당률은 3.5% 수준이다. 실적 개선을 배당 확대로 연결하며 주주 신뢰 제고에도 나섰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가 여전히 60선에 머무는 등 올해 업황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KCC건설이 공공 인프라와 선별 수주 중심 전략으로 방어적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본다. 외형 확장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수익성과 현금흐름 관리에 집중한 전략이 향후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KCC건설 관계자는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의 경우 건설경기가 수년째 어려운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사는 전 사업 분야에 걸친 원가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전사적 차원의 경영 펀더멘탈 강화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제고했다. 그 결과 현금 유동성 확보와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선된 재무 건전성을 기반으로 단기적 실적 중심의 운영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의 주주환원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