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현대건설이 19일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성수1지구) 시공사 선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수주 유력 후보군이었던 현대건설이 최종적으로 철수하게 되면서 성수1지구 재개발 사업 일정과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성수1지구를 압구정, 목동 등과 함께 핵심 전략 사업지로 분류하고 수개월에 걸쳐 심도 있는 내부 검토를 이어왔다. 서울숲과 한강변에 인접한 입지 희소성과 주거 가치에 주목해 구조 설계 전문기업 LERA 컨설팅 스트럭처럴 엔지니어스(LERA), 건축설계사 에스엠디피(SMDP) 등과의 협업도 추진했다. 이들과 협업을 토대로 초고층 하이엔드 주거단지를 만들기 위해 설계 및 시공 방안도 수개월에 걸쳐 사전 기획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조합 운영 상황, 사업 추진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최종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건설사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면서 조합 사무실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사법 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조합 내부 고발, 수사 착수로 향후 일정과 의사결정 구조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시공사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지구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이어지는 점도 작용했다. 인근 성수2지구 역시 조합 운영을 둘러싼 문제가 제기돼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조합장이 특정 건설사 관계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이후 복수의 대형 건설사가 입찰 참여를 보류하거나 철회하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가 무산됐다. 현재까지 응찰 건설사가 없는 상태로 절차가 중단된 상황이다.
성수4지구 또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흘러나왔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조합이 특정 업체의 대안설계 도면 일부 누락을 이유로 입찰 무효를 선언하며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재입찰 추진과 철회가 반복됐고 관할 구청이 절차적 타당성 재검토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입지와 상징성 측면에서 성수1지구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장기간 준비해 왔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불확실성과 구조적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합과 당사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무리한 수주 경쟁보다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 우선이라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성수1지구라는 핵심 사업지임에도 현대건설이 사업 전반의 환경과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성수1지구 경쟁 구도가 재편된 만큼 남은 건설사들의 전략과 조합의 대응이 향후 정비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신 향후 핵심 사업지를 중심으로 전략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압구정을 비롯해 목동, 서빙고 신동아 등 주요 사업지에서 수주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도 12조원 이상 수주를 목표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는 압구정 재건축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과 12일에는 각각 압구정 5구역과 3구역의 입찰공고일에 맞춰 2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도열 행사를 진행하고 강한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건설은 뉴욕과 런던의 대표 고급 주거 단지를 설계한 글로벌 건축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엔드 설계를 예고했다. 3구역에는 뉴욕 ‘220 센트럴 파크 사우스’를 설계한 람사(RAMSA)와 친환경 미래지향적 건축으로 주목받는 모포시스(Morphosis)가, 5구역에는 런던 ‘원 하이드 파크’를 설계한 알에스에이치피(RSHP)가 참여했다. 현대건설은 이를 통해 각 구역의 특성에 부합하는 전략으로 ‘압구정의 완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