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공정한 거래와 상생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지난해 각 산업에서 연이어 발생한 산재로 협력업체 안전 관리를 비롯한 거래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FETV가 하도급법 공시를 통해 산업계 전반의 하도급 대금 결제 실태를 짚어봤다. |
[FETV=이신형 기자] 지난해 하반기 한화그룹 비금융 상장사들의 하도급 대금 결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방산 부문 계열사들은 단기 지급과 높은 현금성 결제율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은 각각 지급 기간 준수와 현금 위주 결제 측면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여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 하도급법 공시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비금융 상장 계열사는 한화솔루션,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비전, 한화엔진, 한화갤러리아의 7개사다. 이들 기업은 대체로 법정 기준인 60일 이내 지급 원칙을 준수하고 있으나 세부적인 지급 속도와 결제 수단에서는 일부 계열사별 업종 특성에 따른 편차가 뚜렷하게 갈렸다.
지급 규모 측면에서는 수많은 협력업체를두고 있는 조선과 방산 부문이 압도적이었다. 한화오션이 2조236억원으로 가장 많은 대금을 지급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9330억원)와 한화시스템(6837억원)이 뒤를 이었다. 3사가 그룹 전체 지급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협력사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금 결제의 질적 측면에서는 한화엔진과 한화솔루션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한화엔진의 경우 현금성 결제율(만기 60일 이하 상생결제·어음대체결제수단 포함)은 100%를 기록했으나, 실제 현금 결제율(만기 10일 이하 상생결제, 만기 1일 이하 어음대체결제수단 포함)은 2.27%로 그룹 내에서 가장 낮았다. 대금의 대부분이 상생결제나 어음대체 수단으로 지급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화솔루션은 현금성 결제율이 92.2%로 전 반기 대비 5.5%p 하락하며 그룹 7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현금성 결제 비율에 포함되지 않는 만기 60일 이하의 어음 지급이 일부 발생하면서 '현금 위주 지급'을 통해 협력사의 유동성을 확보해주려는 법 취지에 비춰볼 때 그룹 내에서 가장 취약한 구조를 보였다.
신속 지급 측면에서는 방산 계열사의 모범적인 행보가 눈에 띄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15일 이내 중단기 지급 비중이 각각 98.89%, 98.91%에 달해 대금을 수령하는 즉시 협력사에 전파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화엔진(89.63%)과 한화갤러리아(99.03%)는 31~60일 사이의 장기 지급 비중이 절대적으로 나타나 단기 지급 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화오션의 법정 기한 초과 사례다. 한화오션은 현금성 결제율 100%를 달성했음에도 대금 지급 시기가 60일을 초과한 지급이 0.35% 발생했다. 하도급법 제13조에 따르면 대금 지급이 60일을 넘길 경우 초과 기간에 대해 공정위가 고시하는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이에 한화오션은 “지급기간 60일 초과분에 대해 지연이자를 포함해 지급 완료했다”고 전했다.
협력사와의 갈등을 조정하는 분쟁조정기구 설치 현황 역시 계열사 별로 엇갈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력 계열사들은 기구를 운영 중이지만 지급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한화비전과 한화갤러리아는 설치되지 않았다. 한화오션도 조정 기구는 없었으나 내부적인 대체 기구 운영 여부를 공시해 보완책을 마련했다.
결국 한화그룹은 방산 계열사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현금 위주의 결제 문화 추세가 나타났으나 조선과 에너지 등 일부 부문에서는 여전히 보완점이 발견됐다. 특히 한화오션의 경우 일부 초과 지급에 따른 이자 지급 의무 등 법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