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지난해 LG화학 신임 CEO로 선임된 김동춘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결사항전의 의미를 담은 파부침주의 결의로 강한 회사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와 달리 혁신적 접근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 재편으로 수익성 강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신학철 LG화학 CEO는 신년사에서 ‘실행의 해’를 전면에 내세웠다.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과잉, 전기차 성장 둔화,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도 선제적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사업 경쟁력 확보·성과 중심 R&D 등의 실행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메시지였다. 모든 비용과 투자를 제로베이스에서 재점검해 경쟁력 높은 분야의 적극적 실행을 통해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 지난해 신년사의 핵심 목표였다.
이 같은 기조에 따른 성과는 지난해 실적으로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었다. LG화학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4조7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5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40.3% 증가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가 절감과 에너지솔루션 사업부 등의 활약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의 경우 1분기 4380억원, 2분기 별도 4770억원, 3분기 6800억원으로 수익성 회복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실적 개선에도 LG화학의 대표 사업인 석유화학 산업의 업황 자체가 구조적 공급 과잉 국면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실행’ 중심의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인식도 동시에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말 LG화학은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CEO로 선임하고 신규 임원들을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LG화학은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로 고부가 사업 확대·미래 신규 사업 이끌 인재를 발탁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동춘 CEO가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중점있게 다룬 키워드는 ‘파부침주’였다. 김 CEO는 마지막으로 전 임직원이 물러설 길을 없애는 파부침주의 결의로 현재 처한 구조적 위기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기존의 점진적 개선이나 방어적 대응으로는 현재의 구조적 위기를 넘기 어렵다는 인식을 확실히 했다.
이후 그는 이러한 위기의 돌파를 위해 '혁신적 접근'과 '선택과 집중', '업무 방식 변화'를 3대 축으로 도입했다. 동시에 시황이 단기적으로 반등하더라도 10년, 20년 뒤에도 경쟁적 우위를 가질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는 방향성도 드러냈다.
먼저 김 CEO는 혁신적 접근을 통해 비용과 재무 방어 중심에서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 밀착형인 고수익 사업을 위주로 자원을 재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심 경쟁우위기술로 규정한 ‘Winning Tech’와 전략적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영역은 과감히 조정하겠다는 뜻이다. 또 지난해 ‘실행’을 통한 경쟁력 고도화에서 벗어나 올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범위를 좁히는 결단도 감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AX와 OKR(목표 정렬 기반 성과 관리 체계)을 통한 업무 방식의 변화도 강조했다. AX를 통한 현장 중심의 빠른 성과 창출과 OKR을 통한 도전적 목표 설정, 조직 간 협력 강화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실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메시지다.
종합하면 LG화학은 지난해 ‘실행’을 통해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수익성 회복의 실마리를 확인했다. 올해는 시황 반등에 기대기보다 혁신적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구조 재편과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경영 기조를 전환할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관심은 ‘실행’에서 ‘파부침주’로 이어진 김동춘 CEO 체제의 변화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