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총 1조4000억원 규모 후순위채에 대한 콜옵션(Call Option·조기상환권) 행사에 나선다.
메리츠화재가 최대 5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예고한 가운데 다른 손보사들도 잇따라 차환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4개 대형 손보사는 내년 4~6월 총 1조4380억원 규모 후순위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다.
4개 대형사는 지난 2021년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5년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2021년 4월 메리츠화재(2100억원)를 시작으로 5월 현대해상(3500억원)과 KB손보(3790억원), 6월 DB손보(4990억원)가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당시 손보사들은 2023년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K-ICS)제도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다.
대형 손보사들은 각각 내년 콜옵션 행사 시점에 맞춰 차환 발행을 통해 조기 상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1년 이내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후순위채는 회차별 발행액과 횟수를 조정해 한도 내에서 발행하며, 기존 후순위채와 마찬가지로 5년 후 조기 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을 부여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1월에도 최대 5000억원의 후순위채 연간 발행 한도를 설정하고, 이 중 4050억원을 실제로 발행한 바 있다. 2월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 이어 10월 10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했다.
특히 지난 2월 후순위채 발행액 중 절반인 1500억원을 앞선 2020년 2월 발행한 후순위채 조기 상환에 사용했다.
대형 손보사들은 내년 차환 발행 시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증액 발행에 나설 경우 조기 상환 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은 K-ICS비율 관리를 위한 추가 자본 확충에 투입할 전망이다.
DB손보와 현대해상은 지난 2~3월 각 4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2~3배 이상의 초과 수요를 확보해 각 8000억원으로 발행액을 2배 증액했다.
대형사들의 올해 9월 말 기준 K-ICS비율은 메리츠화재(243.7%), DB손보(226.5%), KB손보(191.2%), 현대해상(179.8%) 순으로 높았다.
다만, 후순위채 발행 대금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돼 기본자본 K-ICS비율은 변동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