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건혁 기자] 발행어음 사업자로 새로 합류한 키움증권의 영업 전략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면 영업력이 핵심으로 꼽혀온 발행어음 시장에서 온라인 중심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지난달 키움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 이후 채 한달이 되지 않아 2개 증권사가 더해지면서 총 7개 증권사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일하게 됐다.
정부는 2013년 IB(투자은행)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도입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에 단기금융업무를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매매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과 법인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발행어음이 허용된 증권사들은 단기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조달 구조가 개선되면 운용 자산 확대 여력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수익 기반이 강화된다. 단기적으로는 부채가 늘어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조달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통해 자기자본 확충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실제 발행어음 사업을 먼저 시작한 증권사들은 인가 이후 자기자본이 빠르게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발행어음 인가 당시 자기자본이 4조3205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9조266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NH투자증권 역시 2018년 인가 당시 5조538억원에서 지난해 8조1194억원으로 증가했고 KB증권도 2019년 4조6203억원에서 지난해 6조8883억원까지 자기자본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발행어음의 주요 고객이 고액자산가와 법인 고객 등 대면 영업을 위주로 이뤄지는 만큼 채널의 깊이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의 국내 지점·영업소·사무소가 1곳에 불과한 만큼 경쟁 증권사 대비 불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같은 기준 KB증권 76곳, 한국투자증권 64곳, 미래에셋증권 59곳으로 키움증권과 큰 격차를 보인다.
키움증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해 비대면 영업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금리는 연 2.45~3.45% 수준으로 한국투자증권(2.22~2.90%), NH투자증권(2.05~3.05%), KB증권(2.10~3.20%), 미래에셋증권(2.30~3.05%)보다 높은 편이다.
키움증권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낮은 판매관리비 구조가 꼽힌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키움증권의 판관비는 6104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1조5082억원), 한국투자증권(9732억원), NH투자증권(9063억원), KB증권(7954억원)보다 낮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저비용 고효율 정책을 통해 고객에게 다른 증권사보다 높은 금리를 드리고 있다”며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이라 설명했다.
다만 경쟁 환경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시장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판관비 규모 역시 신한투자증권이 6012억원, 하나증권이 4838억원으로 키움증권보다 낮아 비용 구조 측면에서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가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만큼 향후 발행어음 사업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신증권은 2027년 발행어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 우리투자증권도 자기자본 4조원 요건 충족을 위한 증자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최초 온라인 종합증권사로 주식위탁매매 시장을 장악했던 키움증권이 발행어음 시장에서도 성공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