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온투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규제 부담이 겹치며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온투사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금융기술 수출 등을 통해 사업 구조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FETV는 업권 대표 CEO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온투업의 현주소를 짚고 구조적 과제와 향후 방향성을 조명한다. |
[FETV=임종현 기자] "연체율 문제는 국내에만 국한된 이슈가 아니다. 금융 산업이 존재하는 대부분의 국가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과제로 특히 동남아는 국내 대비 수 배 높은 연체율을 기록하며 구조적 한계가 더욱 뚜렷하다. PFCT(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이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수년간 연구·검증을 축적했고 기술력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수환 PFCT 대표는 FETV와의 인터뷰를 통해 PFCT의 AI 기반 리스크관리 솔루션 에어팩이 글로벌 기준에서도 최상위권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라는 고위험·고경쟁 환경에서 검증된 기술력이라는 점이 차별화 요소라고 설명했다.
국내는 법정 최고금리가 낮고 금융 경쟁이 치열해 리스크관리와 고객 획득, 예측 정확도 등 핵심 지표를 동시에 고도화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이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PFCT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성과를 축적해 왔으며 이를 토대로 동남아를 중심으로 사업 무대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8월 이후 월 BEP 연속 유지…수익 기반 안정성 확보
온투업 시장은 규제 부담과 성장 제약이 맞물리며 쉽지 않은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일부 기업들은 생존을 넘어 새로운 성장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PFCT는 생존 단계를 넘어 명확한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PFCT는 온투금융에서 출발해 여신(Lending)에 특화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렌딩 테크(Lending Tech)' 기업으로 진화하며 사업 외연을 확장해왔다.
월 매출은 20억원에 근접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2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올해 8월에는 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 이후 현재까지 연속으로 이를 유지하며 수익 기반의 안정성도 확보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PFCT가 구축한 기술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PFCT가 보유한 핵심 경쟁력으로는 온투금융 플랫폼 크플과 에어팩이 꼽힌다.
크플은 중금리대출과 연 10%대 수익률의 채권형 투자상품을 한 곳에서 손쉽게 만나볼 수 있는 온투금융 기반의 플랫폼으로 누적 가입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크플은 중·저신용 고객에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투자자에는 안정·수익성을 갖춘 다양한 채권형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의 재투자율은 약 80%에 달하는 등 이용자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이수환 대표는 크플을 온투금융 플랫폼으로서의 본연 역할에 집중해 고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이고 편리한 투자 환경을, 대출자에게는 합리적인 조건과 간편한 접근성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에게는 상품 구조와 리스크 요인, 상환 흐름 등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고 대출자에게는 대출 신청 과정을 보다 빠르고 간결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에는 온투금융 서비스의 본질적 가치와 매력을 보다 넓은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 캠페인과 사용자 경험 중심의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투자 과정을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 유치 비결은 '기술 경쟁력을 사업 성과로 입증'
PFCT는 다른 온투업사에 비해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시리즈C까지 총 145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주요 투자자로는 베인캐피탈과 골드만삭스, CLSA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플랫폼 사업자에 그치지 않고 기술 경쟁력을 실제 사업 성과로 입증해 온 점이 주효한 결과로 보고 있다.
PFCT는 크플에 에어팩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직접 대출을 취급하며 기술 고도화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성과와 안정성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에어팩을 중심으로 한 B2B 솔루션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에어팩의 강점은 실제 대출 운영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 기반 솔루션이라는 점이다. 직접 대출 심사와 실행, 상환 과정에 적용하며 검증해 왔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 대출이 실행되고 상환되는 과정에서 축적된 운영 데이터가 모델에 축적돼 있다. 이 대표는 "해외 금융사 입장에서도 실거래 기반으로 검증된 리스크관리 기술은 신뢰도를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능 역시 글로벌 기준을 상회한다. 신용평가모형의 변별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KS 스코어 기준으로 국내 금융권 평균이 40~50 수준인 반면 에어팩은 60을 크게 웃돈다. 이는 차주의 부실 가능성을 보다 정교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PFCT의 모델을 적용할 경우 국내 금융사는 연체율을 약 20% 낮출 수 있고 해외 금융사는 최대 40% 이상 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동시에 대출 취급 규모 역시 1.6배에서 최대 7배까지 확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표는 "많은 핀테크 기업은 운영 경험과 노하우 없이 모델만 개발하거나 반대로 대출 운영에 치중하다보니 기술화는 미흡한 경우가 많다"라며 "PFCT는 직접 대출을 운영하며 축적한 실전에서 검증된 데이터와 기술 그리고 운영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고도화된 모델과 운영 기술을 외부 금융사에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이러한 높은 진입장벽과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PFCT는 일본을 비롯해 태국·캄보디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로의 진출 기회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에어팩의 또 다른 강점은 각 국가의 금융 관행과 데이터 환경, 규제 특성을 반영한 '국가별 최적화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금융 인프라 수준과 신용 데이터의 질이 국가마다 크게 다른 만큼 동일한 모델을 일괄 적용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PFCT는 여러 국가에서 구축과 운영을 병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상황에 맞는 리스크관리 전략과 운영 체계를 함께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을 비롯한 해외 금융사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현재 에어팩은 단순한 파일럿이나 테스트 단계를 넘어 국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베트남·호주 등 4개국에서 유료 계약을 통해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에서 성과를 창출하기 시작했으며 올해에는 호주 시장에서도 수익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국내의 금융 기술을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수출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기업은 많지 않다"라며 "PFCT는 이 분야에서 국내 금융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첫 번째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PFCT의 정체성을 단순한 대출 사업자가 아닌 여신 전 과정을 기술로 설계하는 렌딩 테크(Lending Tech) 기업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기술 중심 전략을 바탕으로 '보통 사람을 위한 보통이 아닌 금융'을 제공하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는 것이 PFCT가 궁극적으로 그리는 미래다.
PFCT는 온투금융 플랫폼을 넘어 대출 전 과정에 기술을 내재화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대출자 유입부터 심사, 서류 처리, 실행,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AI 기술을 자동화 형태로 적용한 결과 고객 획득 비용은 전통 금융사 대비 절반 이하로 낮췄고 연체율 역시 타사 대비 절반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오퍼레이션 인력도 최소화해 비용 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했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더 많은 금융사로 확산시키는 것이 PFCT가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설정한 핵심 미션이다.
이 대표는 "에어팩을 지방 저축은행이나 중소형 캐피탈사 등 소규모 금융기관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라이트 버전으로 고도화해 금융업계의 엑셀처럼 누구나 사용하는 인프라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더 많은 금융사가 정교한 평가 역량을 갖추게 되면 그 효율이 고객에게 전달되고 사회 전체의 금융비용 역시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