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KCC건설이 원가율 안정과 수주 다변화,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이뤄내며 뚜렷한 실적 반등 궤도에 올라섰다. 저수익 공사 종료와 공공·도시정비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수익성을 끌어올렸고 PF 보증 축소와 현금흐름 개선으로 재무 부담도 완화됐다. 건설 불황 장기화 국면에서 공공·정비사업 중심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KCC건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4500억원, 영업이익은 3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18.1%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1조3867억원, 영업이익 767억원, 순이익 37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특히 순이익은 전년 대비 166% 넘게 급증했다.
실적 반등의 핵심은 원가율 안정이다. KCC건설의 원가율은 2022년 97.1%, 2023년 95.7%, 2024년 89.3%를 거쳐 올해 3분기 84.9% 수준으로 대폭 하락했다. 과거 급등했던 공사원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데다 저수익 공사 종료 효과가 더해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됐다. 매출채권손상차손 반영으로 판관비 부담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가율 개선 폭이 이를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도 주효했다. 토목부문 매출이 3분기 기준 80% 이상 급증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고 건축부문에서는 물류센터·오피스·공장 등 비주택 프로젝트가 안정적 흐름을 유지했다. 주택부문은 분양 부진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주춤했으나 KCC건설은 민간 주택 의존도를 낮추고 공공·민간참여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공공공사 수주 확대는 매출 기반을 단단히 했다. 국군재정관리단 탄약고 교체시설, 국가철도공단 강릉~제진 철도건설 5공구 등 굵직한 공공사업을 잇달아 확보하면서 공공공사 수주잔고는 2022년 말 8531억원대에서 2023년 1조1852억원, 2024년 2조530억원, 올해 3분기 말 2조2543억원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된 점도 중장기 수주 환경에 우호적이다.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존재감을 키웠다. 부산 괴정8구역 재개발(2955억원), 성남 하대원동 가로주택(893억원), 대전 산성동1구역 재개발(3232억원)에 이어 최근 부산 문현6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되며 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에 입성했다. 문현6구역은 공사비 약 5600억원 규모로 스위첸 브랜드를 적용한 대단지 개발이 예정돼 있다.
재무지표 개선 역시 눈에 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년 만에 흑자로 전환됐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증가했다. 순차입금은 2800억원으로 줄어들며 순차입금의존도는 18%를 기록함으로써 전년도 말(22%)보다 개선됐다. 무엇보다 신용평가사의 우려 요인이던 PF 보증잔액을 올해 들어 1900억원 이상 축소했다. 대구·광주 지역 주요 사업장에서의 보증 감축이 주효했다. PF 보증 규모는 여전히 관리 대상이지만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과거 대비 크게 낮아졌다.
한편 일반적인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3분기 말 기준 118%로 2024년 4분기 말 134%와 비교해 다소 낮아졌다. 대신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은 3분기 말 기준 184%를 나타내며 지난해 말 191%보다 7%p 하락해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은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매출채권 증가와 지방 일부 사업장의 미분양은 남은 과제로 꼽힌다. 회사 측은 수금 주기 미도래에 따른 일시적 증가로 공사 진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KCC건설이 공공·민간을 아우르는 안정적 수주 기반과 원가 관리 역량을 동시에 확보하며 체질 개선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한 관계자는 “PF 리스크 축소와 현금흐름 개선이 이어질 경우 신용도 회복 기대도 커질 것”이라며 “SOC 확대와 3기 신도시 조기 착공 기조는 추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