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산업은 대형 기업이 이끌지만 그 기반을 떠받치는 것은 중간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 기업들이다. 게임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FETV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지만 산업 생태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중소 게임사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
[FETV=신동현 기자] '종합게임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히는 자리에서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는 AI 개발 도입과 함께 경영 효율화를 언급했다. 2022년 이후 줄어드는 영업비용 대비 인건비는 급격히 증가한데에 따른 해결책으로 AI를 점찍은 것으로 관측된다.
◇‘경영 효율화’ 언급한 김가람 대표
더블유게임즈는 지난 3일 ‘상장 10주년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전략 ‘넥스트 챕터(Next Chapter)’를 발표했다.
더블유게임즈는 데이터 분석 역량, AI 기반 개발 효율화, M&A 실행 능력, 슬롯 IP 경쟁력 등 4대 전략 축을 제시했다. 이 중 AI 기반 개발 효율화는 시장 선호 장르를 단기간에 개발·출시할 수 있는 핵심 역량으로 설명됐다. 팍시 AI Lab Hub를 중심으로 단일 게임 개발에 약 2주가 소요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 반응을 즉각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위글 이스케이프’가 11월 누적 다운로드 2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가람 대표는 “더블유게임즈는 소셜카지노의 견고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M&A와 신사업을 통해 글로벌 유저에게 차별화된 게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경영 효율화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영업비용 감소 대비 늘어나는 인건비
더블유게임즈는 2020년 약 6500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이후 실적이 정체된 상황이다. 같은 해 영업비용은 약 464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2021년부터 광고선전비 축소를 중심으로 영업비용 전체가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비용의 주요 구성은 종업원급여·지급수수료·광고선전비 3개 축이다. 이 중 광고선전비는 2022년 1350억원까지 상승한 후 2023년 866억원, 2024년 671억원으로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영업비용도 3000억원대까지 하향 안정됐다.
반면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20년 690억원에서 2021년 일시적으로 590억원까지 감소했지만 2022년 다시 7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23년 760억원, 2024년 865억원을 기록하며 4년간 25%가량 올랐다.
게임 개발 과정은 디자인–개발–QA 등 다단계 공정을 거쳐 많은 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산업 전반에서 생성형 AI 도입이 확산하는 이유도 개발 기간 단축과 리스크 축소, 시제품 출시 속도 향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블유게임즈도 이러한 구조 개선을 위해 작년부터 ‘AI 기반 신규 게임 제작 워크플로우 자동화 연구’를 연구과제에 반영했다.
특히 지난 10일 공개된 자회사 팍시게임즈의 ‘AI 스튜디오’ 성과는 회사가 강조한 AI 기반 개발 효율화 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위글 이스케이프’는 1인 개발자가 AI 툴과 학습 시스템만으로 단 2주 만에 출시한 사례로 기존 20명 이상 개발팀이 수개월 작업하던 방식과 대비된다. 팍시게임즈 AI Lab은 글로벌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개발 의사결정 시간을 줄이고 이를 통해 연간 20종 이상의 캐주얼 게임 출시 계획도 제시했다.
즉 더블유게임즈는 광고선전비 축소로 영업비용을 감축하는 한편 증가하는 인건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AI 기반 개발체계 도입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김가람 대표가 이번 행사에서 ‘경영 효율화’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가람 대표 집중 의사결정 구조
더블유게임즈는 김가람 대표에게 의사결정 권한이 집중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설립자이자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보통주 889만2000주(약 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김가람 외 6인’ 체계로 44%대 중반을 보유해 사실상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정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더블유게임즈는 나스닥 상장사 DDI 지분도 60%대 중반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 DDI는 다시 미국 현지 법인들을 100% 소유하고 있다.
즉 '김가람 대표→더블유게임즈→DDI→미국 현지 법인들'이라는 수직적인 지배구조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한편 일각에선 DDI와의 내부거래 기준이나 가격 산정 방식이 상세히 공개되지 않아 경영 투명성·독립성 측면에서 리스크 요인이 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