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승계신호] ①이장한 회장, 뒤늦게 얻은 ‘장남’을 위한 전략

등록 2025.11.20 08:00:07 수정 2025.11.20 14:28:18

오너 3세 이주원 이사, 21세에 5억 투자이익으로 '지분 취득'
지주사 지분 2.89%, 경보제약·벨에스엠 '승계 지렛대' 가능성

[편집자 주] 종근당그룹 계열사의 지분 구조 변경으로 점차 오너 3세를 향한 승계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 이에 FETV는 이장한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해 나간 이력을 살펴보고 오너 3세 시대를 위한 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FETV=김선호 기자] 종근당그룹의 오너 2세인 이장한 회장이 부인과 함께 보유 중인 경보제약 지분을 세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승계 전략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장남인 이주원 종근당 이사로 후계구도가 정해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너 3세를 위한 중장기 계획이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너 3세이자 이장한 회장의 장남인 이주원 이사가 종근당홀딩스(옛 종근당) 주주로 등장한 건 2008년이다. 당시 2만7820주(지분 0.21%)를 장내매수하면서다. 구체적으로 이주원 이사는 2008년 2월 14일에 2만1000주, 같은 해 2월 15일에 6800주를 취득했다.

 

각각 취득단가(주당 1만7918원, 1만7762원)를 적용해 계산하면 3억7628만원, 1억2114억원에 종근당홀딩스 주식을 매입했다. 합산 금액은 4억9741만원이다. 1987년생인 이주원 이사가 21세인 해에 이뤄진 지분매입이다. 취득자금은 투자이익으로 조성했다.

 

눈에 띄는 건 1952년생인 이장한 회장이 장남을 1987년에 얻었다는 점이다. 이장한 회장이 35세가 된 해다. 업계에는 이장한 회장이 시대 상황으로 봤을 때 결혼이 늦은 편이었고 이 때문에 첫째 아들도 30대 중반 정도에 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장한 회장은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장남을 향한 승계를 위한 초석도 마련해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금융공시에 남아 있는 종근당홀딩스의 최초 공시는 ‘1998년 사업보고서’다. 이때에 이장한 회장은 최대주주이자 회장으로서 자리하고 있었다.

 

이력을 보면 이장한 회장은 1986년에 안성유리공업 상무로 승진했고 이후 한국로슈, 한국롱프랑로라제약 대표를 지냈다. 1993년 종근당 대표 부회장, 1994년 회장으로 올라섰다. 1998년 말 기준 종근당홀딩스 지분은 17.3%였다.

 

이장한 회장은 유상증자, 주식배당, 장내매수를 통해 주식을 취득하면서 종근당홀딩스의 지분율을 점진적으로 상승시켜 나갔다. 그러다 2013년 지주사 전환 이후 지분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종근당홀딩스가 2015년과 2016년에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이에 종근당과 종근바이오 주주가 현물출자로 참여했다. 

 

이장한 회장도 이 과정을 거쳐 2016년 말 종근당홀딩스의 지분이 30.88%까지 올라갔다. 2017년에는 근로와 배당소득 등을 기반으로 종근당홀딩스 주식을 매입했다. 또한 경보제약 주식을 종근당홀딩스에 매도하고 이로써 유입된 자금으로 종근당홀딩스 주식을 취득했다.

 

 

이로써 이장한 회장의 종근당홀딩스 지분은 2017년 말 33.73%가 됐고 해당 지분율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중이다. 이 가운데 이장한 회장의 장남인 이주원 이사도 사내에서 입지를 다지며 지주사 지분을 장내매수하며 승계 준비에 나섰다.

 

이주원 이사는 2018년 종근당산업 사내이사로 입사를 했고 2020년 종근당에서 개발기획팀장으로 이동했다. 올해 초에는 이사로 승진하면서 정식 임원이 됐다. 최근 공시된 종근당홀딩스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그의 지분율은 2.89%다. 2008년 주식 취득 후 점차적으로 지분을 늘려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장한 회장은 올해 73세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오너 3세로 승계를 본격화해야 할 시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반해 오너 3세인 이주원 이사가 보유한 지주사 지분이 낮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지분을 증여할 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른 행보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너 3세가 지분을 보유한 종근당그룹의 계열사는 경보제약과 벨에스엠으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최근 이장한 회장과 부인인 정재정 고촌재단 이사장이 보유했던 경보제약 지분 전량을 자녀에게 증여했다.

 

비상장사인 벨에스엠은 40% 지분을 보유한 이주원 이사가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이외 이장한 회장이 30%, 이주경과 이주아 씨가 각각 15%를 나눠 갖고 있다. 이러한 계열사 지분을 승계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종근당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증여한 경보제약 주식은 경미한 수준에서 이뤄진 것으로 승계와 직접적인 연관을 짓기는 힘들다”며 “오너 3세로의 승계를 본격화했다고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일축했다.



김선호 기자 fovoro@fetv.co.kr
Copyright @FETV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제호: FETV | 법인명: ㈜뉴스컴퍼니 | 등록및발행일: 2011.03.22 | 등록번호: 서울,아01559 | 발행인·편집인: 김대종 |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59 레이즈빌딩 5층 | 전화: 02-2070-8316 | 팩스: 02-2070-8318 Copyright @FETV. All right reserved. FETV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