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한화오션이 최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북미 필리조선소의 흑자전환 목표와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 인수 계획을 언급해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한화오션의 두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글로벌 조선·방산 복합체계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는 평가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조선소로 한화그룹이 지난해 4월 인수를 추진해 같은 해 12월에 인수를 완료했다. 현재 지분은 한화오션이 40%, 한화시스템이 60%를 보유하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정부가 추진 중인 MASGA(미국 조선업 부흥)의 대표적인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일정 중 직접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을 승인하며 필리조선소를 언급한 바 있어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 한화오션]](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4/art_17618110856705_53c07c.jpg?iqs=0.534923833941832) 
한화오션은 이번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필리조선소의 실적이나 생산 현황에 관한 질문에 “필리조선소는 현재 약 3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3분기 누적 매출 약 1억2000만달러, 영업손실은 277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화오션은 “2026년도 흑자전환(턴어라운드)을 목표로 하고 생상성 향상 등을 취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 제재 등 외부 변수가 있었지만 이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화오션은 오스탈 지분 19.8% 인수 진행 상황도 밝혔다.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조선·방산 전문기업으로 세계 곳곳에 조선소를 두고 있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주에 방산 조선소를 운영하며 미 해군과 직접 계약을 맺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한화오션은 이번 분기 3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지만 이사회 간 갈등과 호주 정부의 승인 불확실성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올해는 다시 인수를 추진하며 현재 호주 정부의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앨라버마주에 위치한 오스탈 모빌 조선소 전경 [사진 오스탈]](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4/art_17618110861628_e9b92a.jpg?iqs=0.3955763838419889) 
오스탈 인수와 필리조선소 흑자전환이 모두 실현될 경우 한화오션은 북미-호주-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삼각벨트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이나 HD현대중공업이 협력사 중심의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한화오션은 현지 거점을 직접 보유하는 ‘직영형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한화오션의 미국향 방산·조선 사업의 전초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오스탈은 미 해군 연안전투함(LCS) 및 초고속수송함(EPF) 등 미 해군 수주 경험을 두루 가지고 있어 한화오션이 만약 두 거점을 동시에 확보하게 되면 군함·잠수함·상선 등 복합 선종을 아우르는 글로벌 공급망을 완성하게 된다.
결국 한화오션의 전략은 단순한 해외 조선소 인수와 운영이 아니라 미국·호주·한국을 연결하는 방산·조선 현지 공급망 구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리조선소가 예정대로 2026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오스탈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화오션은 글로벌 방산 조선 복합체계의 실질적 선두주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한화오션은 향후 북미와 호주 방산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컨콜에서 드러난 한화오션의 ‘현지화·직영화’ 전략이 예정대로 진전된다면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이고 독립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조선·방산 기업으로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