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전환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은행권의 시선이 기업대출로 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의 경우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초과한 상태다. 이에 FETV는 은행들의 가계·기업대출 현황 등을 살펴봤다. |
[FETV=권현원 기자]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이 기술금융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 비중 확대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최근 그룹 차원으로 신설된 ‘생산적 활성화 태스크포스’에서 투·융자 분과를 총괄하며 중소·중견기업 맞춤형 금융지원과 함께 기술금융 공급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 지속 확대…주담대 중심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상반기 말 원화대출금(기업·가계자금) 잔액은 29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항목별로 기업자금 대출 잔액은 147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 늘었다. 최근 1년 농협은행의 기업자금 잔액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다만 매분기 2조~3조원씩 늘었던 증가 규모는 올해 상반기 말 들어 700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NH농협은행의 최근 1년 기업자금 잔액 변화.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3/art_1761028820015_48dc32.jpg?iqs=0.0827805458985702)
기업규모별 기업자금 대출 잔액은 상반기 말 기준 대기업 25조원, 중소기업이 122조원으로 각각 14.5%, 5% 증가했다. 최근 1년 기준 농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주춤했으나 이후 다시 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의 경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계자금 대출 잔액은 상반기 말 기준 14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다. 매분기 가계자금 대출 잔액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택담보 잔액은 115조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1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등 잔액은 31조원으로, 39% 감소했다. 농협은행의 신용대출 등 잔액은 올해 1분기 말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상반기 말 증가세로 전환됐다.
상반기 말 이후 농협은행의 가계대출·기업대출 잔액은 8월 기준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까지도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중 비중이 높은 주택관련대출·중기대출이 모두 줄어드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기술금융 잔액 20조 돌파
농협은행은 최근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초과하면서 기업대출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은행권에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면서 중소기업 대출 비중도 늘려야 한다.
이와 관련 농협은행은 중소기업 기술금융 공급을 통해 기업대출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기술금융은 재무상태는 다소 미흡하지만 기술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창업·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다. 기술금융의 안정적 공급과 관리를 위해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금융감독원·신용정보원은 반기별로 은행의 기술금융 공급실적을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농협은행의 기술금융 잔액은 20조원을 넘어섰다. 또 지난해 12월 출시한 전용상품 ‘NH기술평가우수기업대출’ 잔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NH기술평가우수기업대출은 기술신용평가서(TCB)를 발급받은 중소기업으로 대상으로 한다.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출한도 상향과 최대 1.80%p까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올해부터는 농축산업종이 기술금융 대상업종으로 확대돼 농협은행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농축산 기업에도 전용상품을 통해 2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금융위원회 주관 ‘2025년 상반기 기술금융 테크평가’ 대형리그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신용대출과 창업기업 신규 증가율 부문에서는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NH농협금융지주가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 신설한 ‘생산적 활성화 태스크포스(TF)’에서도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등의 역할을 맡게 됐다.
NH농협금융지주는 이달 초 생산적금융 활성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금융지주 회장이 주관하는 전사 차원의 TF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NH농협금융지주는 TF를 내년 위원회로 격상할 계획이다.
TF 구성은 금융지주 회장이 TF장을 맡고, ▲모험자본·에쿼티투자 ▲투·융자 활성화 ▲국민성장펀드 등의 분야별 분과를 운영한다. 분과 총괄은 각각 증권·VC, 은행, 지주가 맡았다.
은행이 맡은 투·융자 분과의 분과장은 농협은행 기술금융부문장이 맡고, 은행·생명·손보·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 등 계열사가 참여한다. 목표는 중소·중견기업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금융지원, 기술금융 공급 확대를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로 세웠다.
주요 역할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맞춤형 상품 출시 등 금융지원 ▲심사 절차 간소화·대안신용평가 체계 구축 ▲기술금융 공급 확대 등이다.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말 ‘농협금융 중장기 전략 수립’ 컨설팅 최종 보고회에서 “NH농협금융의 이번 TF 추진과 IMA중심 모험자본 공급, 잠자는 자산 유동화 전략은 정부 정책에 부응하면서도 실질적인 금융지원 확대에 최선을 다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필수적인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