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점검] 우리자산신탁, 적자 전환에도 수탁고 ↑…정비사업 확대 속 반등 여부 주목

등록 2025.10.16 08:03:40 수정 2025.10.16 09:05:22

상반기 대손상각 1000억 넘게 반영…수익성 급락·신용등급 부정적
수탁고 74조·정비사업 수주 확대…책준형 마무리로 하반기 반등 가능성↑

〈편집자 주〉 국내 부동산신탁업은 14개사가 경쟁하는 427조원대 시장으로 단순 담보관리에서 개발형·책임준공형 신탁까지 외연을 넓혀 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 규제 강화로 업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부동산신탁업의 현주소와 각 사별 전략·리스크·전망을 심층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FETV=박원일 기자] 우리자산신탁이 상반기 9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과 상각비를 대거 인식한 데 따른 결과다.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지표는 동반 악화됐고 신용등급 전망까지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다만 수탁고 확대와 신규 정비사업 수주를 기반으로 하반기 반등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자산신탁은 2000년 투자자문업을 목적으로 코리아에셋 인베스트먼트로 설립된 후 2007년 신탁업 인가를 받았다. 2019년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로 편입되며 우리자산신탁(Woori Asset Trust Co.Ltd)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24년 유상증자와 자기주식 소각, 기타주주 지분 양수도를 거쳐 현재 우리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자산신탁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충격을 본격적으로 회계에 반영하면서 2025년 상반기 935억원의 영업적자, 9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영업이익 115억원, 순이익 90억원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이 같은 실적 악화의 핵심은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에서 발생한 ‘리스크 대응 비용’이다. 우리자산신탁은 상반기 중 총 1023억원 규모의 대손상각비와 충당금을 인식했다. 항목별로는 대출채권 대손상각비 311억원, 기타 대손상각비 712억원, 충당금 전입액 130억원에 달한다.

 

특히 기타 대손상각비는 매출채권이 아닌 신탁계정대 관련 부실화에 따른 비용으로 실제 손실 발생 가능성에 보수적으로 대비하는 조치다. 이에 따라 상반기 말 기준 신탁계정대는 3026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6.3% 증가했다. 이와 함께 대손충당금도 같은 기간 958억원에서 1278억원으로 확대됐다. '신탁계정대'는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금액으로 시공사가 준공 기한을 지키기 어려운 경우 투입되는 신탁사 자금이다. 추후 회수하지 못하면 해당 신탁사의 손실로 인식된다.

 

 

수익성 지표 역시 크게 악화됐다. 상반기 매출은 395억원으로 전년동기(583억원) 대비 32.2% 줄었으며 주요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은 268억원으로 전년동기(407억원) 대비 34.2% 감소했다. 이는 부동산 개발 사업 위축에 따라 수익성이 높은 토지신탁 수수료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데 기인한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외부 평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월 우리자산신탁의 기업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손비용 증가와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리자산신탁의 추가 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모든 책임준공 사업이 이미 준공된 상태로 향후 신탁계정대나 충당금이 급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비용 인식이 마무리됨에 따라 적자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수탁고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전체 수탁고는 74조327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2%가량 늘었다. 특히 안정성이 높은 담보신탁 수탁고는 58조9955억원으로 20.9% 증가했으며 고수익원인 토지신탁 수탁고도 14조3884억원으로 31.5% 성장했다.

 

또한 우리자산신탁은 목동1단지 재건축, 온수역 역세권 정비사업 등 대형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실적을 확보해가고 있다. 기존에 강점이 있던 소규모정비사업(정릉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사당4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사업대행자로 연이어 선정되는 등 서울·수도권 등지에서 20여 개 이상의 정비사업을 수주해 시장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우리자산신탁의 향후 관건은 수익성 회복과 신탁계정대 회수 속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5년 수익 회복 여부와 함께 계정대 회수 추이, 차입금 의존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부동산 개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신탁사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실적과 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며 “책임준공형 구조의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업계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원일 기자 mk4mk044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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