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신한카드가 올해 하반기 해외법인 성장전략의 방향을 건전성 중심의 '내실 강화'에 두기로 했다. 리스크관리, 핵심사업 내실화를 통해 성과를 거둔 만큼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직도 손질했다. 해외법인을 총괄하는 글로벌사업본부는 2025년 조직개편을 거쳐 CEO 직할 체제에서 경영기획그룹 산하로 편입됐다. 경영기획그룹 산하에는 전략·기획·재무 부서가 포진해 있어 유관 부서 간 빠른 의사결정과 시너지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130억6200만원으로 전년 동기(64억4100만원) 대비 102.7%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신한파이낸스(카자흐스탄), 신한베트남파이낸스(베트남), 신한인도파이낸스(인도네시아),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등 4개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신한파이낸스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 규모는 3099억원으로 신한베트남파이낸스(5255억원)보다 약 2000억원 적지만 순이익 성장세는 압도적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이 61%에 달한다.
신한파이낸스는 할부금융(신차·중고차), 개인 신용·담보대출을 영위하고 있다. 2014년 11월 설립된 뒤 진출 10년 만에 현지 230여개 소매 대출 금융사 중 5위로 성장했다. 국내 카드사 중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건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신한파이낸스는 지난해 8월 현지 중고차 판매 1위 딜러사인 아스터오토(Aster Auto)와 합작법인을 세운 뒤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카자흐스탄 전역에 걸쳐 아스터오토가 보유한 26개 딜러 매장을 포함한 86개 영업 네트워크와 영업사원을 활용하면서 제휴처 다변화에 성공했고 이에 따라 신차 취급액이 늘고 자산도 크게 증가했다.
이번 실적 개선을 주도한 곳은 신한베트남파이낸스다. 2023년부터 경기 부진과 채권추심 환경 악화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며 지난해 상반기 2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39억원의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이번 흑자전환은 베트남 경기회복에 더해 장기간 시행된 고객 자격 기준 강화와 연체관리 고도화를 통한 건전성 회복이 뒷받침한 결과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2019년 출범해 신용대출(직장인 및 우량고객 추가대출), 오토론(신차 대출), 내구재·오토바이, 신용카드 등을 영위하며 초기 몇 년간 수백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은행·증권·생명보험사 등)의 선제적 진출과의 시너지가 더해지며 성장 기대가 컸던 법인이다.
신한카드는 베트남 경기가 회복세임을 감안해 향후 고객 자격 기준을 더욱 세분화해 전략적 영업을 늘려감과 동시에 신규 제휴업체를 확대하고 할부금융 부문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인도모빌그룹 산하 스와달마 인도타마 파이낸스와 협력해 신용카드와 할부금융을 영위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했다. 신한은행과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법인과 조인트 파이낸스(Joint Finance) 실시했다. 안정적인 법인리스 중심의 자산 성장과 연체관리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가장 고전 중인 법인은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다. 2016년 3월 출범해 같은 해 7월 소액신용대출 사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9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2021년 미얀마 쿠데타 이후 정상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는 국가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중장기 생존을 위해 비용절감, 채권회수 총력 등 법인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글로벌 내부통제 관리체계 개선과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