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지속' 한투밸류운용, 한국금융지주 ‘아픈 손가락’ 전락

등록 2025.05.16 09:57:52 수정 2025.05.16 09:58:34

1분기 순이익 42% 줄어...계열사 중 두 번째로 감소액 커
자체운용 확대 후 수익률 부진 지속…한투운용과 격차 뚜렷

[FETV=박민석 기자] '가치투자 1세대’로 불리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투밸류운용)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국금융지주) 계열사 내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이후 자체 운용 자산이 늘어나 영향력이 커졌음에도, 수익률 저하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한국금융지주에 따르면, 한투밸류운용의 2024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4%(155억원) 감소했다. 이는 계열사 중 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 한투운용) 다음으로 순이익 감소액이 가장 컸다.

 

 

한국밸류운용측은 순이익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보유 중인 펀드와 유가증권 평가손익 감소를 꼽았다. 한국밸류운용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는 트럼프 관세 이슈로 국내외로 주식이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연말까지 간다면 평가이익은 자연스레 개선되고, 이에 실적도 개선 될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한투밸류운용은 한국금융지주 계열사 중 한국투자증권(4207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233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순이익(210억원)을 기록하고 있지만,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한투밸류운용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889억원에서 2024년 579억원으로 34.8% 줄었다.

 

한투밸류운용은 앞서 지난 2022년 보유했던 카카오뱅크 지분(23.18%)을 한국금융지주에 매각한 이후 계열사 내 순이익 비중이 대폭 늘었다. 매각 자금을 수령하면서 한국밸류운용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67억원에서 2022년 1조655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매각 자금을 자체 운용하면서 지분 매각 전 50억~60억원 수준이던 당기순이익은 2023년부터 800억원 규모로 늘었다.

 

같은 한투증권 계열 운용사인 한투운용도 1분기 1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15억원) 대비 81.4%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이는 지난해 1분기 한투리얼에셋 지분 매각에 따른 524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이를 제외하면 한투운용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오히려 30%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ETF 선구자’로 불리는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의 ETF(상장지수펀드) 확대 전략에 영향을 받았다. 배 대표가 취임한 이후 한투운용의 순이익은 2022년 말 310억원, 2023년 324억원, 2024년 말 879억원으로 한투밸류운용과 달리 상승세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한투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도 2022년 말 3%대에서 2025년 5월 현재 8% 수준으로 확대됐고, 점유율 순위도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한투운용과 한투밸류운용은 모두 한투증권 자회사이지만, 운용 전략과 취급 상품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한투운용은 국내 주식, 채권, ETF 등 다양한 자산을 운용하는 종합자산운용사인 반면, 한투밸류운용은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가치투자에 특화된 운용사다. 종합운용사 이름에 걸맞게 한투운용의 운용자산(AUM)은 69조원으로, 약 3조 규모인 한투밸류운용보다 30배 가까이 많다.

 

한투밸류운용 관계자는 “한국밸류운용은 자체 운용 자산이 많아 자산운용 수수료 중심의 한투운용과 비교해 순이익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내년에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내 순이익 비중은 늘어났지만,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이석로 한투밸류운용 대표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에서 첫 직장을 시작해 2022년 영입된 ‘외부 출신’ 배재규 대표가 한투운용에서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어, 같은 운용 계열사로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20년 말 선임된 이 대표는 옛 동원증권 입사 후 30여 년간 한국금융지주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두 계열사가 직접 경쟁 구도는 아니지만, 동일 업종이고 순이익 수준이 비슷해지면 의식할 수밖에 없다”며 “이 대표의 경우, 취임 후 뚜렷한 성과가 없어 실적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석 기자 mins920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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