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순자산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TF가 자산운용사들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테마형 ETF, 인재 영입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FETV는 주요 운용사들의 차별화된 ETF 전략과 향후 과제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
[FETV=박민석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변동성과 장기성장 테마 초점을 맞추며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주요 경영진 교체와 사장 직속 해외사업 부서 신설 등 조직개편을 통해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국내외 ETF 점유율 격차를 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ETF 순자산 기준 1위 운용사다. ‘KODEX ETF’ 브랜드로 지난 24일 기준 200여개 상품을 운용하며, 순자산 규모는 73조원, 시장 점유율은 39%에 달한다. 2위 미래에셋운용과 점유율 차이는 약 5%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주요 상품으로는 ‘KODEX CD금리액티브’, ‘KODEX 200’, ‘KODEX 머니마켓액티브’ 등이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 ETF 출시 후 운용사 중 가장 많은 상품이 순자산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ETF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에서 자산운용본부장을 지내며 기획·자산운용 경험을 쌓은 김우석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김 대표는 삼성생명 재직 당시, 운용자산에서 해외유가증권 비중을 늘리는 등 국내가 아닌 해외자산운용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ETF 수장'인 ETF사업부문장 자리엔 전 블랙록자산운용 한국법인 대표였던 박명제 부문장을 영입했다. 박 부문장은 20년간 기관 대상 영업을 담당했으며, 블랙록의 ETF 브랜드인 아이셰어즈(iShares) ETF 세일즈를 담당한 베테랑 세일즈맨이다.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ETF부문장 프로필 [자료 FETV 박민석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8/art_17458072835183_836e5f.png)
박 부문장은 지난 3월 첫 공식석상인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ETF 기자간담회에서 "운 좋게 전 세계와 국내 1위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며 "국내 1등 선도기업으로서 힘을 쏟겠다"며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박 부문장이 이끌었던 블랙록자산운용 한국법인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1억, 84억원으로 전년대비 62.5%, 91%씩 늘었다. 업계에서는 박 부문장의 치밀한 업무 스타일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삼성운용의 ETF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버퍼형·AI 등 변동성·장기테마에 집중
올해 삼성운용은 변동성과 장기 성장 테마 ETF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아시아 최초로 ‘버퍼형 ETF’를 출시했다.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는 S&P500 지수에 투자하면서 옵션을 활용해 하락 시 약 10% 손실을 완충하고, 상승 시 사전 설정된 ‘캡’까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AI(인공지능) 테마 ETF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AI 발전단계별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ETF 상품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4일 상장한 ‘KODEX 미국AI소프트웨어 ETF’는 팔란티어와 MS 등 미국 대표 기술주를 담고 있으며, 상장 3일 만에 상장 3일 만에 기준가 대비 16% 상승했다. 또한 테슬라, 엔비디아, 아마존 등 미국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 ETF’ 역시 불안한 증시 상황속에서도상장 후 2주 만에 4.4%의 수익률을 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버퍼형 ETF는 리스크 관리, AI 관련 ETF는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적립식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며 “AI 관련 ETF 상품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해외ETF시장 공략은 여전히 숙제
삼성자산운용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해외 ETF 시장 확대다. 미국 ETF 시장 규모는 약 10조 달러(1경 5000조원)로 국내 시장(약 200조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다만 삼성운용은 국내 시장 중심 전략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해외 ETF 라인업이 약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주요 경쟁사인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순이익 기준 해외 수익 비중이 30%에 달하는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업계에서 ‘미미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美 증시 활황과 함께 ETF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삼성운용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95억원으로, 미래에셋운용(1412억원) 대비 약 400억원 뒤졌다.
삼성운용은 미국 ETF 전문 운용사 엠플리파이와 작년 대표 직속 부서로 승격된 글로벌상품전략담당 조직을 앞세워 해외 진출과 신규 ETF 상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삼성운용은 지난 2022년 앰플리파이의 지분 20%를 확보하고, 현재까지 2개의 국내 상장 토종 ETF(미국달러 SOFR 금리액티브 ETF, 'KODEX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를 미국 ETF 시장에 수출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시장 개척과 차별화된 상품 전략으로 ETF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 ETF 관련 현황 [자료 FETV 편집]](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8/art_1745792810921_634fa0.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