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내부경쟁] 하나증권, IB는 승승장구..'홀세일'은 아쉬워

등록 2025.04.23 14:36:12 수정 2025.04.23 16:28:16

IB부문 순영업익 207% 상승..회사채 주관 대폭 늘어
랩·신탁 자전거래로 홀세일 3년간 하락.."상품 다양화 노력"

[편집자주] 실적은 경영 전략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IB, WM 등 부문별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다. FETV는 주요 증권사 사업부문별 실적을 들여다보고, 이에 따른 주요 임원과 조직의 변화를 살펴본다.

 

[FETV=박민석 기자] 하나증권이 지난해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눈에 띄는 실적 반등을 보이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인수금융과 인프라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도 IB부문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홀세일 부문은 랩·신탁 불법 자전거래 이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나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IB 부문 순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한 193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IB부문 비중은 전체 영업순수익 8487억원 가운데 21% 수준이지만 WM(자산관리), 홀세일, 세일즈앤트레이딩 등 4개 부문 중 성장세가 가장 돋보였다.

 

앞서 지난 2023년 IB부문 실적은 국내 부동산PF와 해외 대체투자 자산 평가손실 여파로 마이너스(-)180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IB 강화를 내세우며, 조직개편을 통해 IB1부문과 IB2부문을 신설하고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했다. 

 

현재 하나증권에서 IB부문은 유상증자와 IPO(기업공개), 채권발행업무 등 전통IB를 전담하는 IB1본부와 부동산금융을 담당하는 IB2본부로 나뉜다. IB1본부와 IB2본부는 박병기 본부장과 신명철 본부장이 각각 맡고 있다.

 

IB부문 신설 후, 회사채 주관 실적이 늘면서 IB부문 실적을 견인했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해 롯데와 GS 등 주요 기업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면서 1조7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2023년(713억원) 회사채 주관 실적과 비교하면 1400% 가량 성장한 셈이다. 주관 건수도 2023년 3건에서 40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자기자본투자(PI)와 파생상품 판매와 연관되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도 전체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S&T 부문의 순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31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금리 하락세에 힘입어 주식, 채권 등 트레이딩 수익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올해도 하나증권은 IB와 S&T 부문에 힘을 싣을 전망이다. 강 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에서 "IB그룹은 은행RM을 통한 그룹 협업 활성화에 집중하고 외부 파트너와 협업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며, S&T그룹에서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장해 토큰 증권 등 시장트렌드 변화에 맞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WM·IB·S&T·경영관리 등 4개 그룹 체제를 구축했다. 당시 WM혁신본부를 신설하고 PWM 영업본부를 통해 고액 자산가 대상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하도록 했다. IB부문은 투자금융 조직 확대로 인프라·인수금융 부문 시장경쟁력을 강화에 나서고, S&T부문에선 장외파생상품의 평가 정밀화와 안정적인 상품 개발을 위해 퀀트(Quant)실을 신설했다.

 

반면 기관이나 법인 상대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홀세일 부문은 성장세가 둔화됐다. 지난해 하나증권의 홀세일 순영업이익은 412억원으로 2023년 435억, 2022년 498억, 2021년 537억 3년 연속 하락했다. 현재 홀세일은 WM그룹 산하에 법인영업본부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형정우 본부장이 총괄하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는 금리 상승과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불법 자전거래 사건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자 하나증권을 포함한 9개 증권사들이 특정 고객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자전거래를 통해 타 고객의 계좌로 채권을 넘기거나 고유자산으로 손실을 보전한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 2월 관련 증권사들은 당국으로부터 과태료 등 징계를 받았으나, 랩·신탁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크게 하락해 현재까지 지속적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일임형 랩어카운트 총 잔고는 84조4527억원으로 불법 자전거래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2022년 2월 152조4173억원과 비교해 약 3년만에 44%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하나증권은 홀세일 수익 중 기관과 법인 대상 랩·신탁 금융상품 판매 비중이 높은 증권사 중 하나다. 이에 불법 자전거래 사건 이후 수요와 잔고가 줄면서 부문 실적 중 '아픈 손가락'이 됐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지난 6월 업무분장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홀세일 관련수익이 포함되지 않았고, 국내증시 침체로 전반적으로 기관들의 거래대금이 감소한 것도 일부 홀세일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홀세일 부문은 하나증권에 있어 단순한 상품판매 채널을 넘어, 기관 고객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IB, S&T 등 주요 사업부문의 시너지와 자금조달 기반을 제공하는 전략적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최근 실적 부진으로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법인고객 뿐 아니라 신규법인의 니즈를 현장에서 파악하는 등 영업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는 금융상품 다양화와 해외주식 영업에 집중해 수익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석 기자 mins9202@fetv.co.kr
Copyright @FETV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제호: FETV | 명칭: ㈜뉴스컴퍼니 | 등록및발행일: 2011.03.22 | 등록번호: 서울,아01559 | 발행인·편집인: 김대종 |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66길 23, 901호(여의도동,산정빌딩) | 전화: 02-2070-8316 | 팩스: 02-2070-8318 Copyright @FETV. All right reserved. FETV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