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실적은 경영 전략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IB, WM 등 부문별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다. FETV는 주요 증권사 사업부문별 실적을 들여다보고, 이에 따른 주요 임원과 조직의 변화를 살펴본다. |
[FETV=박민석 기자] 메리츠증권이 IB(기업금융)와 자산운용 부문 실적 상승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부서 신설과 공격적인 인력 영입에 나서면서 전통IB 부문에서 긍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 다만 사채이자 증가 등으로 금융수지 부문 실적이 감소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리츠금융의 2024년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순영업수익(별도기준)은 1조5103억원으로 전년대비 35%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자산운용은 5091억원, 기업금융 3794억원, 위탁매매 652억원, 자산관리 395억원 등 금융수지를 제외한 모든 부문의 수익이 전년 대비 늘었다.
이 중 IB와 자산운용 부문의 순영업익은 전년대비 각각 60%(1419억), 44%(1563억) 상승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IB 부문에서는 기존 강세를 보이던 부동산 부문과 사모 메자닌 투자 대신, 인수금융 등 전통 IB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실제 지난해 메리츠증권은 1조3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재융자)와 3000억원 규모의 캐피탈사 기업대출, 고려아연의 사모사채 인수 등을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현재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해 장원재 대표가 리테일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을, 김종민 대표는 IB부문과 관리부문을 전담하고 있다.
운용부문에서는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운용성과 호조와 배당금 증가에 따라 실적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운용자산 중 대부분을 채권 중심으로 운용 중이다. 실제 메리츠증권의 채권 잔고(국공채·특수채·회사채 포함)는 지난해 말 기준 25조2000억원으로, 2023년말 22조7000억 대비 3조 가까이 늘었다. 또한 지난해 ‘Super365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 등 디지털 채널 강화로 디지털 관리자산은 1조원에서 5조원 이상으로 급증했고, 신규 고객수도 12만 명을 돌파하는 등 리테일 고객도 크게 확대됐다.
올해는 IPO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인력을 수혈하는 등 전통IB를 강화하고 있어 IB부문 성장세가 기대된다. 지난 1월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부채자본시장(DCM) 담당 ▲주식자본시장(ECM) 담당 ▲신디케이션 담당 등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이어 기업금융본부장엔 NH투자증권 출신인 송창하 전무를 뒀고, '전통IB맨'인 정영채 전 NH증권 사장을 IB부문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 최근에는 이경수 전 브레인자산운용 전무를 ECM(주식발행시장) 담당 상무로 영입해 전력을 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최근 적극적인 인재 영입으로 전통IB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올해 IB부문 실적도 지난해 못지 않게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IB와 자산운용 부문과 달리 작년 금융수지 부문 실적은 4083억원으로 2023년 대비 5%(232억원) 줄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금융수지는 IB딜 수수료 수익과 RP(환매조건부채권), 사채와 차입금, 신용공여이자 등 이자수익과 비용의 합으로 구성된다.
![2023-2024년 메리츠증권 부문별 경영실적 자료 [자료 메리츠금융지주]](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3409381696_6add88.png)
특히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총 6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조달자금은 모두 운영자금과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에 활용됐으며, 이자율은 5.8%~6.5%로 나타났는데, 3건 모두 연이자만 373억원에 달했다. 이에 사채이자는 전년대비 653억이 늘고,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이자가 567억원이 줄면서 금융수지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리츠증권에서는 5% 정도의 금융수지 손실은 크게 신경쓸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30%정도는 감소해야 특이사항이 있다고 볼수 있고, 5%는 적은 수치"라며 "올해는 전통 IB와 리테일 사업을 강화하고, 기존사업과는 중복성이 낮은 일반 기업금융딜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