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그 이후] HD현대중공업, 방산으로 K-조선업 꽃피운다

등록 2025.04.21 16:48:36 수정 2025.04.21 16:48:45

미국 조선업·해군력 위기 속 한국 조선업 위력 부각
꾸준한 함정 건조로 세계 방산업계 선도

[편집자주] 기업은 성장하기 위해 신사업을 진행하며 이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다. FETV는 기업들이 어떤 시행착오 과정을 거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찾아나가는 사례들도 함께 보고자 한다.

 

[FETV=류제형 기자] “우리는 조선업을 재건할 것이다. 의회에 구매자금 승인을 요청해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미국과 가깝고 실적이 훌륭한 다른 나라에서 선박을 구매할 수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관료회의에서 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첫 통화에서도 양국 간 협력 분야 중 하나로 조선업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과의 중요한 협력 분야로 거론됐다. 미국의 조선업 불황 추세와 더불어 중국의 조선 역량과 해군력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미국 대 중국 패권 경쟁 구도에서 한국 조선업계에 새 기회가 열린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 퍼시픽포럼에 따르면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해낼 국내 조선 기업으로 HD현대중공업(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과 한화오션이 거론됐다. 국내 조선업에서 선박 수주 실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두 기업은 방산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24년 사업보고서 국내 조선업 시장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 3사(▲HD현대중공업 14.7% ▲HD현대삼호 25.3% ▲HD현대미포 9.6%)의 점유율 총합이 49.6%로 전체 시장의 절반 규모를 차지했다. 한화오션이 24.6%, 삼성중공업이 20.2%로 뒤를 이었다. 수주량으로 보면 HD현대중공업 273만GT, HD현대삼호 469만GT, HD현대미포 179만GT에 달한다.

 

연결손익계산서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2024년 매출액은 14조4864억원으로 2023년 11조9639억원 대비 크게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2024년 7052억원으로 2023년 영업이익 1786억원 대비 상승폭이 크다. 2024년 조선 부문 매출액은 10조623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73.33%를 차지했다.

 

국내 조선업은 세계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2009년부터 불황 추세가 본격화됐다. 조선업은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 불황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많이 받아왔다. 2023년을 기점으로 호황으로 추세가 전환되기 전까지 조선업은 장기 불황을 피해갈 수 없었다.

 

 

장기 불황 추세에서도 HD현대중공업은 특수선사업부를 통해 방위산업으로 꾸준히 명성을 유지해왔다. 특히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등의 함정 부문에서 다수의 함정을 건조했다.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는 1976년 한국형 호위함 기본설계 수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국내 초대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2008년 해군에 배치됐고, 다음으로 세종대왕함의 3번함인 류성룡함이 2012년 해군에 배치됐다. 이후 2023년 10월에 춘천함이, 같은해 12월에 신형 천안함이 해군에 실전배치됐다.

 

국내 조선업 호황 추세 전환 이후 함정 사업에서도 실적 향상이 부각됐다. HD현대중공업 경영실적에 따르면 2024년 특수선 분야 매출액은 1조1447억원, 영업이익은 990억원이다. 전년 매출액 4188억원에 영업이익 186억원인 것에 비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2024년에는 잠수함으로 4월 신채호함, 이지스 구축함으로 11월 정조대왕함 1번함, 호위함으로 충남함 1번함(12월)이 차례로 실전 배치돼 국내 해군력 증강 추세가 꾸준히 이어졌다. 정조대왕함 1번함의 경우 계약 금액이 2019년 10월 당시 676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8.53%를 차지했다. 충남함은 계약 금액이 2020년 3월 당시 404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5.09%를 차지했다.

 

HD현대중공업이 현재 건조 중인 함정은 정조대왕급 2번함-다산정약용함(계약금액 6363억원, 매출액 대비 7.66%)과 정조대왕급 3번함 (계약금액 6707억원, 매출액 대비 8.07%) 등이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사업의 연간 매출을 2030년 3조원으로, 2030년대 중반에 5조원으로 상승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영국 군사 전문지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34년까지 신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함정 수가 약 1100척, 액수로 환산하면 113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와 같은 추세에 따라 HD현대는 미국 방산업계 진출에 벌써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7일에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 간 최초의 조선 및 방산 협력 사례로 앞으로도 미국 방산업계에 국내 기업의 진출이 꾸준히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R&D를 유지하며 이어진 특수선사업부가 이제는 HD한국조선해양의 미래 성장을 책임지는 한 축으로 거듭나는 순간이 된 것이다.



류제형 기자 qawsed864@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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