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엔비디아 GTC가 韓 반도체에 중요한 이유

등록 2025.03.18 11:17:07 수정 2025.03.18 11:17:21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열리는 '한 기업'의 행사에 한국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5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현지시간 18일 오전 10시에 진행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의 기조연설(키노트)은 이번 GTC 2025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젠슨 황 CEO의 말 한마디에 한국은 물론이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주가가 오르락내릭하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GTC 2025의 기대감에 17, 18일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의 약세 원인으로 꼽혔던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이탈도 회복세를 보였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한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4950억원치, 기관은 2290억원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GTC 2025에 참여해 전시 부스를 꾸리고,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관련 메모리를 전시했다. 별도 세션을 통해 AI 메모리를 관련한 주제 발표도 진행한다.

 

짐 엘리엇 삼성전자 미주총괄 부사장과 윤하룡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마케팅실 담당임원이 연사로 나선다. 이들은 AI, 고성능 컴퓨팅, 로보틱스, 자율 주행 등 엔비디아 GPU와 AI 가속기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고효율을 내는 메모리 솔루션에 대해 설명한다.

 

전시 부스에서는 그래픽용 D램(GDDR7), 저전력 D램(LPDDR5X) ,SSD, HBM 제품등을 전시한다.

 

SK하이닉스는 박정수 HBM 상품기획 TL이 'HBM: 고성능 컴퓨팅 및 AI의 중추'를 주제로 발표한다. SK하이닉스의 HBM 발전 방향과 AI 시대 증가하는 데이터량과 성능 등 요구사항을 해결하고 데이터 비트당 전력 효율 개선 등의 강점에 대해 설명한다. 김기홍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미래 먹거리로 공들이고 있는 차량용 메모리 제품에 대한 제품 전략과 준비 상황에 대해 발표한다.

 

양사 모두 GTC를 단순 일개 기업의 행사가 아니라 반도체 산업에서 자사의 기술력을 설명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하이닉스의 누적 매출 46조4259억원 중 미국 시장 비중은 58%인 27조3058억원에 달했다.

 

미국 판매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지난해 매출 33조4859억원을 기록했다. 12조5419억원을 기록한 전년 매출과 비교하면 약 2.6배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매출 증가세는 2023년 반도체 시장이 하락기에서 상승기로 전환한 시점과 맞물린다. 특히 AI 메모리 시장에서 HBM과 DDR5 등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HBM 물량을 '완판'했다.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에 주력하며 상반기 중 HBM3E 16단을, 하반기에는 6세대 HBM4 공급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최신 HBM 제품들은 모두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으며 납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GTC에 진심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다른 의미에서 GTC에 사활을 걸었다. 삼성전자 위기론의 원인이 단순히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 레거시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 구조에서 나오는 성장 동력의 부재도 한몫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최신 HBM3E 제품 납품 여부는 단순히 현재의 매출 증가 외에도 메모리 반도체 리더십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안정적인 납품 계약을 마쳤지만, 삼성전자는 HBM3E를 아직 엔비디아에 제대로 납품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계속해서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넘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며 "HBM3E 12H 샘플은 고객사에 제공하기 시작했고 상반기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젠슨 황 CEO는 매년 GTC 행사에서 엔비디아의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올해도 차세대 GPU와 AI 가속기의 로드맵을 설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여기에 들어가는 HBM 제품의 로드맵도 함께 공개된다는 것이다.

 

이미 몇년간의 제품과 여기에 탑재되는 HBM에 대한 로드맵은 공유됐지만 투자자들의 귀는 여전히 젠슨 황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문제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빅테크 업계의 탑 리더의 비전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국내외 반도체 업계가 GTC를 주목하고 있는 까닭이다.



양대규 기자 daegyu.yang@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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