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Pexel]](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312/art_17421722440709_5881a5.jpg)
[FETV=신동현 기자]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는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 토큰)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이를 새로운 혁신으로 홍보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도입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송재경 전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장현국 넥써쓰 대표가 설립한 블록체인 재단 OGF 이사로 합류하며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나선다. 송 전 대표는 넥슨 공동 창업자로 ‘바람의 나라’ 개발에 참여했으며 이후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를 만들어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린다. 장 대표는 "송 전 대표가 AI와 블록체인을 접목해 게임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게임에서 NFT는 플레이어에게 게임 내 아이템과 자산에 대한 진정한 소유권을 부여한다. 기존 게임에서는 아이템이 게임사의 서버에 종속돼 있었지만, NFT가 적용된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이용자가 아이템을 직접 소유하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또한,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P2E)' 모델이 등장하면서 게임을 통해 암호화폐나 NFT 등 실제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구조도 생겨났다. 게임 내에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활용하면 거래 조건과 보상이 투명하게 자동화되어 이용자에게 공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미지 위메이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312/art_17421722840921_1d4460.png)
위메이드의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새로운 게임 경제 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게임 내 재화의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주화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일반 주화와 시즌 주화로 구분해 발행량을 한정하여 투명성을 높였다. 더불어 기존 NFT 개념을 응용한 NFI(Non-Fungible Item)를 통해 아이템의 희소성을 보장한다. 게임 내 최상위 아이템의 발행량을 제한하고, 블록체인 원장에 소유권 및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해 아이템의 가치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게임 운영 정책 결정에 이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 시스템을 도입하여 공정성과 신뢰성 제고 추구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점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게임성에 대한 훼손 가능성이다. 블록체인 게임에서 경제적 가치가 강조되면서 게임 자체의 재미보다는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한 작업장이 성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과거 리니지나 메이플스토리에서 문제가 된 '작업장 이슈'와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결국, 게임 본연의 재미가 퇴색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이루기 어렵게 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NFT가 적용된 블록체인 게임이 자동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중요한 것은 게임 본연의 재미와 완성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NFT와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인 탈중앙화 원칙이 실제 게임 산업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게임사가 NFT와 코인의 발행 및 운영을 독점하면서 오히려 투명성을 떨어뜨리고 신뢰도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위 학회장은 "P2E 모델이 도입되면서 이용자들이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보다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작업장 형태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현상은 과거 리니지나 메이플스토리에서 이미 문제가 됐던 작업장 문제를 재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NFT의 가치는 게임의 성공과 인기가 전제돼야만 형성될 수 있으며, NFT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가치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 법적 규제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NFT 거래와 게임 내 가상자산의 현금화가 자칫 사행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도 강력한 규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위믹스' 플랫폼에서 유통량 논란과 해킹 사건 등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결국 블록체인 게임의 성패는 화려한 기술보다는 게임 자체의 재미와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운영 능력에 달려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 학회장은 "게임사들이 기본에 충실하고 블록체인을 게임의 질을 높이는 보조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지속 가능한 성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