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다가오는 '관세 전쟁'과 F&B

등록 2025.02.11 09:28:14 수정 2025.02.11 09:28:55

 

저출생 인구 절벽에 대한 위기의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식음료(F&B) 업체는 각자 각양각색의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고부가가치 포지셔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비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을 하지 않으면 성장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중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강조하는 것이 ‘글로벌’이다. 인구 절벽에 처한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가 K푸드를 알리고 판매해 기업가치를 제고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한류 열풍이 방송 드라마에서 연예, 화장품, 패션, 관광으로 확산됐고 F&B도 이에 탑승했다. 이러한 측면만 보면 K푸드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그려진다. 그중에서도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흥행은 국내 F&B 시장에 희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리온은 그 이전부터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기반을 마련하며 K푸드 성장에 기여했다. 풀무원은 미국에서 두부와 생명 공장을 운영하며 현지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이미 북미에서 주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이 최근 미국 텍사스 주 제빵공장 투자를 확정하며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시키는 것도 K푸드 인기를 보여주는 사례다. 해외시장 개척은 이제 성장을 원하는 국내 F&B 업체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F&B 업체마다 주요 공략 해외 시장은 다르다.

 

그러나 중국에서 미국으로 눈길을 돌리며 기회를 찾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K푸드의 북미 진출이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의 실현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세 정책은 K푸드 업체에게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 캐나다, 맥시코에 대한 관세 인상 시나리오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고 미국의 수입 품목에서도 식품은 현재 주목을 받고 있지는 않다.

 

이에 대해 F&B 관계자는 “아직 시기적으로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에는 이르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다가올 위기로 인식하고 시장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가 인상되면 그만큼 해외 현지에서의 가격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관세 장벽 ‘리스크’. 이 가운데 국내 F&B 업계는 원가 부담으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고 있는 중이다. 이로 인해 정부의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식음료품 가격을 불가피하게 인상하고 있다.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이때에 만약 관세까지 인상되면 국내 F&B 업체는 수익성 약화에 이어 매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해외 현지에서 제품 가격이 인상됨에 따른 저항이 생기고 그만큼 판매량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저항을 이겨낼 수 있는 건 당연하게도 ‘맛’일 거다. 가격이 인상되어도 찾게 되는 K푸드 경쟁력. 아직 관세 장벽이 더 높아지지 않은 지금이 골든 타임일 수도 있다. 한류 열풍이라는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하지 않을까.

 

그 속도에 따른 경쟁력 제고와 제품의 흥행이 곧 해외 시장에서의 생존력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관세 전쟁이 F&B가 맞이할 파도라고 한다면 이를 버틸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현 과제로 보인다.

 

더 많은 사람이 먹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된다면 그만한 경쟁력도 없을 거다. F&B업계의 한 전문가는 기자가 지닌 우려에 이렇게 대응 전략을 전했다.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해외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한다”라고. 그 말에서 2005년 개봉한 한국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마을을 이끄는 촌장의 대사가 떠올랐다.

 

“머를 마이 멕이야지(무엇을 많이 먹여야지).” 그리고 촌장이 사용하는 말의 80%는 ‘먹는 것’과 관련됐다. 

 



김선호 기자 fovoro@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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