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2024년 말 2400선 붕괴 위기를 겪으며 추락했던 국내 증시가 2025년 새해 들어 소폭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조선주'의 강세가 나타나며 침체된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강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398.94p에서 2497p로 98.06p(4.09%) 상승했다. 이 가운데 조선주인 HD현대중공업은 9.57%(2만7500원) 상승한 31만5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은 무려 32.53%(1만2150원) 급등했고, 삼성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도 각각 13.45%, 7.46% 오르며 뚜렷한 급등세를 보였다.
조선주의 강세는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의 인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신한자산운용은 ‘SOL 조선TOP3플러스 ETF’의 순자산이 5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올해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조선TOP10'은 21.33% 상승했고 'SOL조선TOP3플러스'는 20.42%를 기록해 국내 전체 ETF 중 수익률 3, 4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자산운용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는 같은 기간 19.02%,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조선해운'은 16.12%로 역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조선주의 이 같은 강세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과 함께 미국발 신규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인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6일(현지시간) 라디오쇼에 출연해 “선박 건조에 동맹국들을 이용해야 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해군 재건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이는 국내 조선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으로 해석되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미국 조선 및 항만 인프라 번영과 안보를 위한 법안(SHIPS for America Act of 2024)’ 역시 조선주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당 법안은 미국 해상 안보 강화를 목적으로 하며, 119대 의회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 선주들은 전략 상선단 참가를 위해 2029년까지 한국이나 일본 조선사 등 외국에서 건조한 선박으로 신조 계약을 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선주들은 올해부터 한국이나 일본 조선사와 2029년 납기 상선 건조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며, “미국 조선 전체에 현재 발주된 상선 수주잔고(29척)와 연간 건조 생산설비를 감안하면 외국 건조 선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조선주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혜가 전망되는 종목으로,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2024년 3분기에 비해 50원/달러 상승하는 과정에서 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은 전사 기준 400~500억 원 수준의 환율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할 요인이 부재한 점을 고려할 때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