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신동현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의 AI(인공지능) 전환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 대표는 2021년 취임 직후부터 올해 신년사까지 AI 기술을 통해 SK텔레콤이 통신사에서 글로벌 AI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고 AI는 SK텔레콤의 핵심 사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영상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통신 사업의 패러다임을 AI를 통해 완전히 전환해 나갈 것"이라며 통신과 AI 두 축을 기반으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그는 SK텔레콤이 어떻게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할지에 대해 3가지 핵심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기존 통신 사업의 패러다임을 AI를 통해 완전히 전환한다. ▲이어 AI 데이터센터와 GPUaaS, Edge AI 사업을 통해 AI 인프라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단기 수익성과 장기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하며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기술 활용도를 높여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영상 대표는 취임 직후 2021년 11월 "SK텔레콤은 이제 단순한 통신사가 아닌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미래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기존 통신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벗어나 AI와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취임 이후 SK텔레콤은 AI 사업을 본격화하며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2022년 5월에는 한국어 기반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 'A. (에이닷)'의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2023년 9월에 정식 출시한 에이닷은 작년 9월 기준 가입자 550만 명을 돌파했다.
2023년 9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며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가속화했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AI 인프라, AIX(AI Transformation), AI 서비스의 세 가지 핵심 영역을 통해 산업과 일상에 혁신을 불러오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AI 인프라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를 통해 AI 연산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위한 고성능 인프라를 구축하고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빠른 전송과 처리를 지원한다. AIX는 AI 기술을 비즈니스와 산업 전반에 도입해 업무 방식을 혁신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AI 서비스는 개인화된 음성 비서, 헬스케어, 맞춤형 콘텐츠 추천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서비스 개발에 중점을 둔다.
2024년에도 SK텔레콤은 AI 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2월에는 글로벌 AI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1억 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발표했고 3월에는 ‘SKT AI CCaaS’ 서비스를 출시해 기업 고객의 상담 업무 효율화를 도왔다. 6월에는 AI 반도체 자회사인 사피온(Sapeon)이 리벨리온스와의 합병을 추진했다. 8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인 SGH에 2억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광고 제작, 반려동물 진단 솔루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AI 도입 확장을 시도했다. 작년 12월 30일에는 엔비디아 GPU H100을 기반으로 한 가산 AI 데이터센터를 오픈하고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지난 13일 자사의 AI 클라우드 서비스인 ‘SKT GPUaaS(GPU-as-a-Service)’를 출시했다.
2024년에도 유 대표는 여러 행사와 메시지를 통해 AI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1월 4일에 열린 'SK AI Summit 2024'에서 그는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를 구축하여 생태계를 형성하고 그 위에서 스마트폰, 통신 장비, 플랫폼 서비스들이 세계적인 성과를 이뤘다"며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ICT의 성공 방정식"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다양한 AI 기술과 서비스를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SK하이닉스, SKC, SK엔무브 등 SK그룹 관계사들과 함께 약 1950㎡(590평) 규모의 공동 전시관을 운영하며 AI 데이터센터 기술을 중심으로 총 21개의 AI 솔루션을 소개했다.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한 AI 개인 비서 서비스 '에스터(Aster)'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에스터는 사용자의 요청을 인식하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 작업을 수행하는 AI 비서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또한 AI 기반 금융사기 탐지 기술 '스캠뱅가드'를 공개하며 매달 130만 건 이상의 금융사기 의심 메시지와 통화를 차단하는 기술력을 입증했다. 스캠뱅가드는 CES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CES 2025 기간 중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및 펭귄 솔루션스와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공동 연구개발 및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이 협력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SK그룹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기술과 관련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영상 대표는 CES 2025에서 "올해 SK텔레콤이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을 통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부터는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