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지난해 11월 Sh수협은행 수장에 오른 신한기 행장이 임기 첫해 구체적인 당기순이익 목표를 공개했다. 올해 신년사와 경영슬로건에서 공통적으로 '미래'를 수차례 강조한 가운데 수익성 목표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관점을 보였다. 임기 2년 중 올해는 재무 역량 강화를 통한 도약 기반 다지기에 우선 집중하고 향후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은행장은 전날 서울 송파구 Sh수협은행 본사 독도홀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금융파트너'를 새로운 경영슬로건으로 공개했다. 이번 슬로건에는 은행업을 넘어 전방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는 수협은행 숙원인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을 통한 'Sh금융지주'(가칭) 설립과도 잇닿아 있다.
이날 신 행장은 "이 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5대 핵심 경영'을 실천하고 변화를 통해 새로운 미래로 전진해야 한다"며, 2개월 전 취임 당시 강조했던 과제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앞서 그는 취임 일성으로 "지속 성장하는 경쟁력 있는 수협은행으로 진일보 하겠다"고 언급한 뒤 구체적인 과제 5가지를 제시했는데, '기초체력 강화' '미래 성장 역량 확대' '차별화 추구' 등이 이번 비전 선포식에서 강조한 핵심 경영 목표와 중첩된다. 그만큼 신 행장이 임기 첫해 당기순이익 확대 대신 내실 경영, 도약 준비 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
신 행장의 이러한 생각이 수익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13일 비전 선포식에서 "2025년 경영목표는 3000억원 이상의 안정적 손익 달성"이라며 캐치프레이즈로 '터닝포인트 2025! 점프업 3150!'을 제시했다. 숫자 '3150'은 연 당기순이익(세전) 3150억원 목표를 의미한다.
강신숙 전 행장이 지난 2023년 초 연 순익 목표 3000억원을 이미 제시한 데다 수협은행이 당해 목표치를 넘어선 것을 감안할 때, 그리고 이번 숫자가 신임 수장의 포부가 담긴 첫 목표치임을 감안할 때 3150억원은 무난하게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 '이례적'이다. 수협은행은 '3000억 목표'를 내건 첫해인 지난 2023년 당기순이익 3035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9월 말 순익은 2733억원으로 작년 전체 순익 역시 3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물론, 3150억원에 이미 근접했을 가능성이 있다.
올해 목표 수준은 은행의 내실을 보여주는 자본적정성 관리에 집중해 본격적인 도약 기반 다지기에 나서겠다는 신 행장의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 2023년 총여신 금액이 1년 만에 3.2조원 확대돼 순익이 전년 성장률(2.2%)을 웃도는 4.5%수준으로 개선됐지만, 이후에는 위험가중자산(RWA) 확대를 불러오는 대출자산 확충 보다는 재무 역량 강화에 힘써 자본 안정성을 꾀하려는 행보다. 실제 신 행장은 취임사에서 자본적정성 확보를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 요건 중 하나로 언급하기도 했다. 수협은행은 올해 총여신 증가분을 2조원가량으로 설정했다.
현재 수협은행의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향후 M&A 등을 고려한다면 버퍼가 충분하진 않은 상황이다. 9월 말 기준 수협은행의 BIS비율은 15.52%로 국내은행 평균(15.85%)보다 0.33%포인트(p) 낮다. 같은 기간 수협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2.51%, 14.32%로, 역시 국내은행 평균(13.33%, 14.65%) 대비 0.82%p, 0.33%p 뒤처져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주요 추진 계획 중 은행 자산 증가율과 이에 따른 이익, 녹록지 않은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이전보다 소폭 늘어난 3150억원 수준으로 목표 순익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