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DNA] 빗자루를 거꾸로 세워두면...'부동산 미신' 아시나요

등록 2025.01.03 09:49:20 수정 2025.01.03 09:49:29

 

[FETV=김주영 기자] 부동산은 집과 땅을 사고파는 경제적 활동을 넘어, 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기대와 염원이 녹아 있는 공간이다. 이런 이유에서 부동산과 관련된 미신이나 이야기가 끊임없이 전해 내려온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 들어본 듯하고 신경이 쓰이는 이야기들. 오늘은 새해를 맞이해 토정비결을 보러가듯 부동산과 관련된 대표적인 미신을 하나씩 살펴볼 것이다.

 

 

숫자 ‘4’에 얽힌 미신은 한국에서 특히 널리 퍼져 있다. ‘4’는 한자어로 죽음을 뜻하는 ‘사(死)’와 발음이 같아, 죽음을 연상시키는 불길한 숫자로 여겨진다. 이 미신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강하게 작용한다. 특히 아파트 단지에서는 4층을 ‘F층’으로 표기하거나, 4호 라인을 건너뛰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로 404호처럼 숫자 4가 포함된 호수는 거래가 더딘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미신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전역에서 비슷하게 나타난다.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단순한 미신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서도 미신적인 행동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중 하나는 바로 가위를 현관문에 거꾸로 걸어두는 것이다. 이 미신은 장사가 잘되는 음식점에서 가져온 가위를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가위를 거꾸로 걸면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아지고, 거래가 빠르게 이진다는 이야기는 집주인들 사이에서 은근히 회자된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거래를 앞둔 긴장된 상황에서 이런 미신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사를 할 때는 해가 지기 전에 마쳐야 한다'는 미신도 있다. 이는 집의 복을 상징하는 ‘복령(福靈)’이 짐과 함께 따라 나오지 못하고 집에 남아버린다는 전통적 믿음에서 비롯됐다. 이 미신은 단순히 재미로 넘길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이삿날 스케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미신은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한국의 전통적인 가정관을 반영한다. 지금은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밝고 긍정적인 시작’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미신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는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해야 복이 깃든다는 이야기도 있다. 문 앞의 신발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기운과 복을 맞이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고 여겨진다. 특히 새 집에 들어갈 때 신발장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신발을 가지런히 놓으면 복이 들어온다는 믿음이 강하다. 이는 단순히 정리정돈의 중요성을 강조한 생활 습관일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미신을 믿고 실천한다.

 

빗자루를 거꾸로 세워두면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결정을 쉽게 내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빗자루는 먼지를 쓸어내는 도구로, 집 안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 미신을 따르는 사람들은 현관문 근처에 빗자루를 세워두거나, 방문객이 잘 보지 못하는 구석에 숨겨두기도 한다. 

 

집 안에 죽은 식물을 두면 나쁜 기운이 생긴다는 미신도 있다. 살아 있는 식물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러오지만, 죽은 식물은 정반대의 기운을 준다는 이야기다. 특히 부동산 거래를 준비 중이라면 죽은 식물은 빨리 치우고, 생기 있는 식물로 교체하라는 조언도 들을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집의 분위기를 밝게 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주기 위한 팁으로도 적용될 수 있다.

 

 

미신들은 현실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삶 속에서 소소한 규칙이나 지침으로 자리 잡아 재미와 의미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와 염원을 반영하며, 사람들이 보다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기도 한다.

 

결국, 부동산 미신들은 집이라는 공간에 깃든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이 숫자 하나, 물건 하나에 얽힌 믿음일지라도, 그 안에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 따지고 보면 집이라는 곳은 단순한 벽과 문이 아니라, 마음을 기대고 싶은 작은 믿음들로 채워진 공간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미신은 누군가의 손끝에서, 발걸음 사이에서, 삶의 틈새를 메우며 조용히 자리를 지킨다.



김주영 기자 jepdd@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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