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20% vs 16.7%'
국내 증시 부진과 미국 증시 호황이 맞물리며 해외주식,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가운데, 전통의 강자 키움증권과 신흥 강자 토스증권의 대결이 불을 뿜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해외주식 거래 시장점유율 20%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키움증권의 이 기간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79.4% 급증했다. 반면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3분기 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8.5% 감소했다. 키움의 순영업 수익 대비 해외 주식 수수료 비중은 13.2%까지 늘었다.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는 0.07% 수준이다.
토스증권은 지난 2021년 12월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출시해 이제 막 3년이 됐다. 올 3분기에는 해외주식 거래 시장점유율 16.7%로 2위였다.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대비 165.4% 증가한 1141억원을 기록, 미래에셋증권(1802억원), 삼성증권(1454억원), 키움증권(1294억원)에 이어 업계 4위로 뛰어올랐다. 연도별로 2022년 8위, 2023년 5위에서 2024년에는 1~3분기 모두 4위를 차지하며 '빅4'에 진입했다. 토스증권의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율은 0.1%다.
토스증권의 성장세로 양사 간 차이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주식 열풍이 극에 달한 10월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약 22조원을 기록했는데 미국 대선과 맞물린 11월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31조5400억원을 넘어서며 업계 최초로 월간 기준 3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토스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연간 목표치의 2배를 조기 달성하기도했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환전 수수료 이익이 전년대비 133.2% 늘어난점이 눈에 띈다.
키움증권과 토스증권의 경쟁은 수수료 전쟁과 다양한 서비스로 구체화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 시장 점유율 1위를 장기간 유지해온 HTS(홈트레이딩시스템) 강자다. 해외주식에서도 HTS를 통한 풍부한 투자 정보와 분석 도구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 0.07%에 더해, 첫 거래 투자지원금 33달러(4만6000원)를 앞세워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
토스증권은 모바일 중심의 혁신적인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로 젊은 투자자들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간편한 UI/UX, 실시간 소수점 거래, 주식 모으기 서비스 등이 강점이다. 특히, 토스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2030 세대 고객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토스증권의 커뮤니티 서비스는 하루 평균 20만 건(20일 기준)의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투자 정보와 의견 교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인당 평균 커뮤니티 방문 횟수는 하루 30회, 월 200회 이상이다. 커뮤니티내 총 팔로우 수는 314만명이며, 최근 30일간의 커뮤니티 활성유저는 160만명이다. 토스증권은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 0.1%, 10달러 미만 거래 시 수수료 무료 혜택(2025년 12월까지)을 제공한다.
다만 키움증권과 토스증권의 경쟁 양상은 단기간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는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키움증권은 리테일 경쟁력이 해외주식 거래에서도 유지되고 있는데, 한두 분기 정도 하락으로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