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주영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산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들은 디지털 전환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목표로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오픈이노베이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망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기존 건설 산업의 한계를 넘어선 혁신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024 FutureScape'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과 협력하며 건설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건설 산업 외에도 IT(정보기술)와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까지 포괄하며 시니어 리빙, 데이터 활용, 에듀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발굴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 설계 및 공정 관리 기술을 도입,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삼성물산은 AIoT(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스타트업과 협력해 스마트 빌딩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서울경제진흥원과 함께 '서울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스마트 건설기술, 디지털 헬스케어, 미래 주거 등 5개 분야의 스타트업과 협업 중이다. 현대건설은 입주민을 위한 자율주행 배송 로봇 서비스 시범 운영을 통해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스마트 기술을 통해 현대건설이 기존의 주택 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이달 5일 디타워 돈의문 사옥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 보고회를 개최하며, 혁신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 발굴 및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신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스타트업과 협업 및 투자 연계를 검토하며 상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친환경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경우도 있다.
롯데건설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해 'b.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를 진행하며,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공사 시뮬레이션과 스마트 도면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과 협력했다. 이를 통해 건설 현장의 공정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친환경 자재 및 스마트홈 기술 개발로 새로운 시장 기회를 모색 중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은 기술적 도약뿐 아니라 환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신사업 분야에서 스타트업과 협력하며, 배터리 재활용과 대기오염 저감 기술을 개발 중이다. ESG 경영의 실현과 더불어 환경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불황 속에서 스타트업과의 협력이 건설사들에게 점점 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 건설은 공사비 절감의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건설사들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드론 기술 등 신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핵심 이유는 기술 검증 과정에서 얻어지는 데이터와 성과 때문이다. 신기술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기 전까지는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지만,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기술을 테스트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건설사들은 리스크를 줄이고,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 구조를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건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유연한 조직 구조와 발 빠른 혁신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갖지 못한 강점을 지닌다”며, “이들과의 협력은 기존의 경직된 건설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