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건설형제' 수장 모두 교체, 함의는

등록 2024.12.11 09:43:02 수정 2024.12.11 09:43:10

세대교체·재무건전성 초점...현대차그룹, 건설 전략 변화 담겨

 

[FETV=김주영 기자] 현대차그룹이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장을 동시에 교체하며 건설업계의 계속되는 '불황' 대비에 들어갔다.

 

이번 인사에서는 세대교체와 재무 건전성 중심으로 한 전략적 선택이 눈에 띈다. 업계가 글로벌 불황과 국내 주택시장 침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건설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윤영준 대표에서 이한우 신임 대표로 리더를 교체하며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이 대표는 1970년생으로, 현대건설에서 30년 이상 몸담으며 주택사업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건설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현대맨’으로, 실무 경험과 전략적 기획 능력을 겸비한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 내에서는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회사의 전통과 도전 정신을 균형 있게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윤 전 대표가 1957년생인데 반해, 이 대표는 70년대생으로, 젊은 리더십을 통해 민첩한 경영 전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건설업계에서는 이례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현대건설은 젊은 리더십이 회사의 변화와 민첩한 대응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대표 체제의 현대건설은 해외시장 확대와 신사업 발굴에 방점을 두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비롯한 대규모 해외 사업이 주력 과제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 소형모듈원전(SMR)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신사업을 통해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조직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통해 고질적인 원가율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설 전문가 홍현성 대표에서 재무통 주우정 신임 대표로 교체하며 변화에 박차를 가했다. 주우정 신임 대표는 1964년생으로, 기아 재경본부장(CFO)을 역임하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한 재무 전문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인사를 통해 영업이익률 개선과 재무 리스크 관리 강화에 집중하며, 기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주 대표 체제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영업이익률 개선과 재무 리스크 관리 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2024년 이후 IPO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리더십 교체는 현대차그룹이 기존의 안정 지향적 경영에서 벗어나, 혁신과 성과 중심의 경영으로 방향을 선회했음을 보여준다. 과거 윤영준-홍현성 체제가 안정성과 경험을 중시했다면, 이한우-주우정 체제는 젊은 리더십과 재무 전문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확장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익성 개선과 재무 구조 안정화를 통해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역량과 성과를 중심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음 달 예정된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성과 중심의 과감한 인적 쇄신과 육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jepdd@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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