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보다 생존...찬바람 부는 지방 건설사 사회공헌활동

등록 2024.12.09 10:29:23 수정 2024.12.09 10:29:31

실적 악화에 ESG 경영 '제한’... 지금은 “도산 아니면 다행”

 

[FETV=김주영 기자]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지방 건설사들의 지역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자금난이 겹치면서 지방 건설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와의 협력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마저 축소될 정도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ESG기준원(KCGS)에 따르면 올해 지방 건설사들은 ESG 평가 기준에 포함되지 않거나 B등급 이하의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SG 평가 등급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이행 정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다. 최상위 등급인 A+에서 최하위 등급인 D까지 다양한 단계로 나뉘며, 평가 결과는 기업의 사회적 신뢰도와 자본 시장에서의 경쟁력에 직결된다. 하지만 지방 건설사들은 구조적인 한계와 불안정한 재무 상태로 인해 ESG 등급에서 중하위권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ESG 경영의 핵심이 기업 생존의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지방 건설사들은 지역사회와의 연계 및 협력에서 점차 더 큰 난항을 겪고 있다.

 

주택 사업이 중심인 한 지방 건설사 관계자는 “ESG 경영과 지역 상생활동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방향임을 알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불황 속에서는 이를 실현할 여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금 조달과 신규 사업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본적인 운영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지역 주민과의 협력 사업이나 환경 개선 프로젝트 관련 활동들은 추가적인 자금과 인력이 필요한데, 현재는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계룡건설산업은 지방소재 건설사 중 예외적으로 꾸준히 지역상생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주택사업이 주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위축에 대한 타격을 덜 입은 덕분이었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계룡건설산업은 주택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30%에 불과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비교적 덜 받고 있다”며, “공공 건설 사업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 하고 있어 사회공헌 활동을 중단할 정도로 어려움이 큰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건설사들의 지역 활동 위축이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방 건설사들은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순환 구조에 기여해왔다. 하지만 많은 지방 소재 건설사들이 줄도산을 잇고 있는 상황 속에서는 지역 경제 자체가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지방 건설사들이 안정적으로 ESG 경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계룡건설산업처럼 공공 프로젝트에서 지방 건설사의 참여 비율을 확대하거나, 지역 특화 ESG 모델을 개발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 건설사들은 단순히 기업을 운영하는 주체가 아니라 지역 경제와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이들의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금융 지원, 규제 완화, 공공사업 발주 확대 등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jepdd@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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