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신한카드의 첫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였던 문동권 사장이 성공적으로 역량을 증명한 가운데 후임자 또한 내부 출신이 내정됐다.
그간 신한은행 출신 인사가 차지하던 신한카드 사장 자리가 연속적으로 내부 인재에게 주어진 것은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 내부 육성 인재에 대한 신뢰와 혁신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문동권 사장은 신한카드의 전신인 LG카드 시절부터 20년 이상 카드업계에 몸담아온 '정통 카드맨'이다. 그는 경영관리, 전략, 기획 등을 두루 거친 '재무·전략통'으로 꼽힌다. 신한카드 사장에 내부 출신이 오른 것은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최초다.
문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사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강조, 전사적인 고객경험(CX) 혁신에 힘썼다. 얼굴인식 비대면 실명인증, 국가지원금 찾기, KTX 예매 등 신한카드가 내놓은 서비스 마다 '최초'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또 신한카드의 대표 모바일 플랫폼 '신한쏠(SOL)페이' 경쟁력 강화에도 힘써왔다. 신한 쏠페이는 본연의 기능인 결제·송금·자산관리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솔루션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 밀착형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9월말 기준 신한쏠페이의 누적 회원수는 1777만명으로 2022년(1544만명) 대비 15.0% 증가했다.
문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신한카드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강화하며 안정적인 경영 능력도 입증했다. 임기 첫 해인 2023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609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7~9월)은 552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4691억원) 대비 17.8% 늘었다.
건전성 주요 지표인 연체율(1개월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55%와 1.29%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18%p, 0.1%p 감소했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 및 경기 둔화로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결과다.
문 사장이 올해 말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며, 그의 바통은 박창훈 Payment그룹 본부장이 이어받게 됐다. 신한금융은 지난 5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신한카드 신임 사장에 박창훈 본부장을 추천했다.
1968년생으로 진주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박 신임 사장 후보는 빅데이터 마케팅, 마이데이터 사업 등 카드사의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신사업들을 담당했다. 2015년 신한카드 코드나인(Code9)추진팀장, 2017년 회원기획팀, 2018년 영업추진팀장, 2019년 신성장본부장, 2020년 Life사업본부장과 2021년부터 DNA사업추진단, pLay사업본부, 페이먼트그룹에서 본부장을 역임했다.
코드 나인은 회원의 빅데이터로 세대와 계층을 초월해 소비의 자아상이 비슷한 집단을 남·녀 각각 9개씩 도출한 고객중심의 상품계발 체계다. 박 본부장은 코드9 추진팀장으로서 해당 사업을 주도했다. 당시 코드 나인을 이끌었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지금까지 카드 상품은 성별·연령·소득 중심의 단순한 분류에 따라 카드사 중심으로 개발돼 왔다"면서 "이를 벗어나 고객 중심의 관점에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박 본부장은 Payment 그룹과 신성장본부, 영업추진팀 등 디지털 및 영업관련 핵심부서를 거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한카드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시키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며 "과감한 조직 내부 체질 개선을 이끌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방점을 뒀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