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강성기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방안으로 '적응증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적응증이란 특정 약제나 수술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병이나 증상을 의미하는데, 하나의 약물이 여러 질환에 효과가 있으면 그만큼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적응증 확대가 중요하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대웅제약, 코오롱티슈진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하나의 약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나 증세를 확장하는, 적응증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의 미국 류마티스 관절염(RA) 대상 임상 3상에 들어갔다. 짐펜트라는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중 넓게 쓰이는 정맥주사(IV) 형태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인플릭시맙’을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자체 개발한 제품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과 손목, 발과 발목 등을 비롯한 여러 관절에서 염증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가면역 현상이 주요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짐펜트라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염증성장질환(IBD) 적응증에 대해서만 처방되고 있는데 신약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향후 류마티스 관절염 적응증까지 추가되면 미국 자가면역질환 시장에서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짐펜트라가 주력하는 IBD 시장 규모는 13조원이다. 짐펜트라가 RA 적응증을 받게 되면 미국 자가면역질환 시장에서 영향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에서 RA 치료제 시장 규모는 기존 짐펜트라가 공략하고 있는 미국 IBD 시장 규모보다 3배 이상 큰 약 40조원이다. 셀트리온의 짐펜트라가 RA 적응증까지 획득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셈이다.
대웅제약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국산 34호 신약 ‘팩수클루’ 적응증 확대를 중국에서 시도하고 있다. 대상으로 하는 적응증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다.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는데, 이때 펙수클루를 함께 복용하면 위산 분비를 억제해 위산에 약한 항생제가 효과적으로 헬리코박터균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중국인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약 50%로 추정될 정도로 매우 높은 만큼, 헬리코박터 제균에 대한 요구 또한 매우 높은 시장이면서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항궤양제 시장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미국 품목허가를 받기 위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인보사는 품목허가 시험검사 서류상에 기재된 성분과 실제 제조·판매된 성분이 다르다는 이유로 2019년 국내에서 허가가 취소됐다.
반면 미국에서는 인보사 대신 TG-C란 이름으로 2020년 임상 3상 재개에 들어갔으며 지난 7월 무릎 임상 3상의 환자 투약을 마무리하고 2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고관절염에 이어 척추 디스크까지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암제 시장 1위인 한국MSD의 ‘키루다’의 경우, 확보한 적응증만 30여 개에 달한다”면서 “한가지 적응증에만 의존한다면 매출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제약바이오사들이 적응증 확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