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S&P글로벌 신용평가는 한국에서 발생한 최근 계엄 사태가 국가 신용등급에 실질적으로 그리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NICE신용평가와 S&P글로벌 신용평가의 공동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경제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논의가 이루어졌다.
킴엥 탄 S&P글로벌 아태지역 국가신용평가팀 전무는 "계엄령이 발령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가 몇 시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된 점은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얼마나 견실한지를 보여준다"며, "한국이 현재 유지하고 있는 높은 AA 등급은 이러한 견실함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탄 전무는 "예상치 못한 계엄 상황이었지만, 이는 국가 신용등급을 변경할 정도의 영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국제 투자자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이 더 신중한 접근을 취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기태 NICE신용평가 상무는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으나, 한국의 기업과 금융 펀더멘털은 기본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며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한 영향은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기 상무는 아울러 한국 경제의 기본 체력이 강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관건은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라고 언급했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도 과거 2016~2017년 대통령 탄핵 시기를 언급하며 "그때도 경제가 약간의 출렁임을 겪었으나, 주가지수와 금리는 시차를 두고 정상적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동의했다.
탄 전무는 한국의 대외 신뢰도가 영향을 받는것 아니냐는 질문에 "한국은 오랫동안 높은 안정성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글로벌 상황에 따라 다른 국가들이 더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할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당장 신용등급을 하향할 필요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 상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조달 금리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대외 신용도 저하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신용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자금조달 비용을 높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신속한 조치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김대현 S&P글로벌 신용평가 아태지역 금융기관 신용평가 상무는 "금융당국의 이번 대응은 시장 안정성을 중시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가 자금 조달 계획도 마련되어 있다고 언급한 점은 시장 안정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 밤 단기간에 급등했다가 떨어지는등 변동성이 커진 원화 환율로 인해 원화 평가 절하 현상이 지속되는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루이 커쉬 S&P글로벌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전무는 "금융당국의 조치가 금일 아침에 나와 아직은 정치 상황 변화에 의한 금융시장의 반응을 봐야 하지만,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면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