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AB자산운용(얼라이언스번스틴)의 거숀 디슨펠 인컴 전략 부문 이사가 글로벌 경제 상황과 채권 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거숀 이사는 향후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더딜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의 매력을 강조했다.
3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2024년 글로벌 채권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현재의 불확실성은 언제나 시장에 존재해 왔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금리 인하가 단기간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사이클의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을 예로 들며 "인플레이션 역시 서서히 내려올 것이지만 국가 간, 지역 간 격차는 여전히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머니마켓펀드에 있는 자금이 신흥국 채권 등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거숀 이사는 "글로벌 하이일드는 역사적으로 미국 하이일드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왔으며, 현재의 높은 수익률은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경우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며, 이를 통해 채권 투자자들은 롤다운 효과를 이용해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일드 시장의 품질이 글로벌 금융위기(GFC) 이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다고도 했다. 특히 트리플 C 등급 채권의 비중이 줄어들고, 더블 B 등급 채권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디폴트를 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투자 매력이라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부채가 많은 기업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명목 부채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기업의 매출은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채 부담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을 활용해 부채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채권 투자가 기대되는 또다른 이유로 과거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때마다 채권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라졌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어 향후에도 이러한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채권 투자자들이 롤다운 효과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신흥국 회사채에 대한 전망이 논의됐다. 거숀 이사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신흥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관세가 일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기업마다 영향이 다르다"며 "내수 중심 기업이나 미국이 아닌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재정 적자와 달러화의 지위에 대해서도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 적자가 장기적으로 달러화의 기축 통화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달러화를 대체할 통화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유로화가 한때 대안으로 꼽혔고 암호화폐가 대안이 될 수 있으나, 당분간은 달러화의 지위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트럼프 정부 하에서 채권투자 시 경계해야 할 점에 대해 묻자 "채권투자 시 신경 써야 할 것은 실질금리와 인플레인데 지난 트럼프 정부 1기 때 물가가 그리 많이 상승하진 않았다. 관세에 대해 트럼프가 여러 가지를 얘기하고 있으나 상대국에 심리적 압박을 위한 것이 첫째고 그 이상이 정말 실현 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도 채권에 긍정적 부분이 있고 재정적자는 민주당 공화당과 무관하게 항상 늘어왔다"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