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서로 다른 강점을 보이며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 및 순이익에서 1조원을 돌파하며 '1조 클럽'에 가입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자기자본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708억원, 당기순이익 29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4.2%, 277.4%의 성장을 실현했다. 3분기 해외 법인 세전이익은 508억원, 누적 기준으로는 110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상반기 수익만큼 벌어들인 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역량 증대를 입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인도 현지 10위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통해 인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5년 내 인도 내 상위 5위권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3개 분기 만에 누적 이익 1조원을 돌파한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 3835억원, 당기순이익 3230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원을 돌파했다. 채권 운용 이익과 KIS발행 달러채 환율변동에 따른 환산이익 효과로 인해 수익을 확대했으며, 퇴직연금 부문에서는 3분기 연속 수익률 1위를 차지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모두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증가 효과를 크게 봤다. 3분기 미래에셋증권은 해외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7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86억) 대비 147.9% 급증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208억원에서 324억원으로 56% 넘게 증가했다.
양 사 모두 IB(투자은행) 부문에서의 리스크를 감수하며 성과를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적극적인 인수금융과 IPO(기업공개)로 IB 수수료 수익이 30%로 대폭 늘었다. 이 중 인수주선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에서 241억원으로 2.4배 증가시켰다. 다만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는 안정적 사업장 위주로 진행하며 수수료 수익은 169억원에서 85억원 절반 정도로 줄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바이오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인 '펩트론'의 유상증자 딜 관련, 나란히 주관사로 나섰다. 또 하이브 사모 전환사채(CB) 발행 당시에도 맞붙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총액인수 방식과 추가 자금지원을 약속했으나 최종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으로 결정됐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NCR(순자본비율)은 각각 2687.6%, 2228%로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확장 전략에도 불구하고 상위 10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ROE(자기자본이익률)에서는 1위 키움증권 16.8%에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16%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증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7.6%로 기록하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개선된 성과를 보였다.
양 사는 향후 전망 역시 밝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3분기 말 기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약 1조5000억원이며, 해당 자산에 대한 약 7000억원의 평가 손실이 반영된 상황으로, 추가 손실 발생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 관련 “4분기 중 해외부동산 등 자산 평가 관련 영향이 일부 예상되지만, 기존 보수적 평가를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 우려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2025년)에는 금리하락 사이클과 맞물려 운용손익 중심으로 경상이익의 견조한 이익체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