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밸류업 공시' 없는 삼성전자의 '밸류업 행보'를 보며

등록 2024.11.25 10:45:09 수정 2024.11.25 11:11:52

 

[FETV=양대규 기자] 최근 SK, 현대자동차, LG 등이 국내 4대 그룹이 앞다퉈 '밸류업 공시'를 내고 있는 가운데,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만 조용하다. 

 

밸류업 공시는 물론이며 밸류업 예고 공시도 제출하지 않는 까닭에 정부가 주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아직 밸류업 공시를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밸류업 방안과 공시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직접적인 밸류업 공시는 아니지만 실질적인 기업가치 밸류업을 위한 공시를 이미 내놓은 바 있다.

 

10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10조원은 삼성전자 시가총액(2024년 11월 25일 10시 기준) 약 340조원의 3%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자기주식 취득 계획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3조원 상당의 주식을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8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3개월간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를 매입한다. 금액으로는 보통주 2조6827억3759만원(주당 5만3500원), 우선주 3172억6245만원(주당 4만5900원) 규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나머지 7조원어치 자사주는 자사주 취득을 위한 개별 이사회 결의 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논의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2017년 9조3000억원 매입 이후 7년 만이다. 이후 2018년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 후 자사주를 취득하지 않았다. 당시 소각한 자사주는 보통주 4억5000만주, 우선주 8000만주 등 약 4조8000억원 규모다.

 

삼성전자가 밝힌 이번 자사주 매입의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다. 이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목적과도 일치하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목표는 상장 기업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과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증시를 강화하는 것에 있다.

 

삼성전자 기업이 직접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삼성전자 임원들이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에 동참하는 의미로 올 한해 자사주를 대량 매입하고 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을 비롯해 다수의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한해 삼성전자가 발표한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의 건수는 110여건에 달한다. 이 중 거의 대부분이 삼성전자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다. 

 

삼성전자 회사차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와 임원들의 자사주 개별 자사주 매입 공시들이 나오고 있지만 삼성그룹 자체에서 아직 '기업가치제고(밸류업)계획' 공시를 공식적으로 발표는 하지 않은 상황이다.

 

밸류업 공시가 삼성전자에게 닥친 가장 큰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4만원대까지 주가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지속적으로 기록했다. '삼성전자 위기론'까지 나오며 그룹 차원에서의 쇄신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위기 극복을 위한 그룹 차원의 쇄신책으로 '인사 혁신'과 '조직 개편'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정기인사와 조직 개편에 대한 시기와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고 있지만 빠르면 이달 중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최근 LG그룹의 사례를 보면, 정기인사와 조직개편 발표가 있었고 다음날 바로 이에 맞는 공식적인 기업 밸류업 계획도 연달아 발표했다. 삼성 역시 이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좀더 지켜보자.

 

 



양대규 기자 daegyu.yang@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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