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의 끝은

등록 2024.11.19 10:12:50 수정 2024.11.19 10:13:11

 

오너 일가의 경영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한미그룹의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형제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발단은 지난 4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부터 비롯됐다. 한미약품을 제외한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들은 한국제약산업과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한 공동 성명서를 한미그룹 사내망에 발표하고, 실체가 불분명한 한미약품의 독립경영을 비판했다.

 

이날 성명서에는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이사,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이사,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사업부문 부사장 등 한미약품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가 뜻을 같이 했다. 임해룡 총경리와 우기석 대표는 송영숙 회장 모녀 측에 가까운 인물이다. 

 

이들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성명서에서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대주주 가족 간의 단합이 해쳐지고, 이로 인해 한미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가족분쟁에 기생하며, 편 가르기와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외부세력은 한미에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외부세력은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지칭한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형제 편을 들었으나 모녀 편으로 돌아서면서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 8월부터 한미약품이 지주회사에 위임해 왔던 업무를 독립시키고 한미약품 내 조직을 별도로 신설했다”면서 “이 같은 내부 분란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8월 지주사로부터 독자경영을 선언하고 인사·법무조직을 별도로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만큼,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오늘 이 시간부로 당장 중단해 달라”고 한미사이언스에 촉구했다. 박재현 대표는 대주주 3자 연합인 오너 모녀와 신 회장의 지지를 받는 인물로, 한미약품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전문경영인이다. 

 

경영권 분쟁은 이달 28일 예정된 지주사 임시주총을 앞두고 더욱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오너 모녀와 신 회장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3자 연합이 회사 로고를 도용함은 물론 거짓된 정보로 주주들에게 잘못된 판단을 종용하는 사례들이 속속 확인되어 부득이 형사고발을 진행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3일에는 임종윤 이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가 송 회장과 박재현 대표를 배임 협의로 고발했다. 한미약품 이사회 승인 없이 그룹 산하 가현문화재단에 기부금을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코리그룹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결국 아들 임 이사가 어머니 송 회장을 고발한 것과 같다.

 

이에 3자 연합은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뜻에 따라 재단이 설립된 이후 아무런 법적 문제없이 지난 20여 년간 한미의 기부를 통해 운영돼 왔다”면서 “심지어 임종윤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10여 년 동안에도 재단 기부는 이사회 결의 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점을 감안, 3자 연합은 "임종윤, 임종훈 이사를 무고죄로도 고발할 수 있으나, 고발 가능 주체가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으로, 부모로서 자식을 고소하는 것이 인륜에 반할 수 있다는 고심이 커 어머니의 마음으로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양측은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회 정원 확대안’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이게 된다. 다음 달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는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박재현 대표 해임안’에 대한 표결이 예정돼 있다.

 

임 대표는 최근 가진 기자회견에서 “임시주주총회 결과와 상관없이 현재 경영 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될 것”이고 “경영권은 안 뺏길 것”이라며  지금의 상태를 계속 이어갈 것을 암시했다. 

 

가족 간 형사고발 등 갈수록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한미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강성기 기자 skk815@fetv.co.kr
Copyright @FETV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제호: FETV | 명칭: ㈜뉴스컴퍼니 | 등록및발행일: 2011.03.22 | 등록번호: 서울,아01559 | 발행인·편집인: 김대종 | 편집국장: 정해균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66길 23, 901호(여의도동,산정빌딩) | 전화: 02-2070-8316 | 팩스: 02-2070-8318 Copyright @FETV. All right reserved. FETV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