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業스타트UP] 4대그룹 스타트업 육성 현황 ②SK·현대차

등록 2024.11.18 10:31:48 수정 2024.11.18 10:32:01

SK 임팩트 유니콘, ESG로 사회적 가치 실현
현대차 제로원, 창의적인 생태계 조성 앞장

 

[FETV=양대규 기자]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하거나, 투자·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고 기술경쟁력을 갖추려고 하고 있다. 대기업이 진행하는 관련 프로그램과 이를 통해 성장한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내 산업의 변화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삼성, SK, 현대자, LG그룹 등 4대 그룹은 기업 색깔만큼 이나 다양한 벤처·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그룹 차원의 운용부터 주요 계열사들을 통한 운영, 사내 스타트업 육성, 외부 스타트업 지원 등 서로 다른 방법과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이렇게 스타트업 육성을 시도하는 이유는 신규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하거나 대규모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적은 비용으로 신사업 영역을 발굴·육성할 수 있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SK그룹 임팩트 유니콘

 

SK그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관점에서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보여주고 있다.

 

SK는 2020년부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지속가능 기업으로 키우는 '임팩트 유니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임팩트 유니콘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 중 빠른 성장을 통해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 창출 총량을 혁신적으로 키울 수 있는 기업을 말한다. 실제 기업 규모가 기업가치 1조원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까지는 아니라도 사회 기여도를 그 정도 수준으로 높이자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SK는임팩트 유니콘을 선정해 ▲사업지원금 지급 ▲SK 관계사와 사업협력 ▲투자 유치 ▲멘토링 및 홍보 등 지원 육성책을 펴왔다.

 

지난해 말 기준 SK는 총 8곳의 임팩트 유니콘을 육성했으며 그 중 두 곳의 스타트업이 1000억원대 수준의 기업가치를 달성했다.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롤모델이 되는 스타 SE(사회적기업·소셜벤처)가 나와야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고 필요한 정책들이 입안되는 SE 생태계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에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게 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과 잠재력을 갖춰야 하며, 단일 기업을 지원하는 것보다 기업 간 연대와 결합을 통해 성장 속도를 높이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강조혔다.

 

SK그룹이 육성한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기준 기업가치가 평균 2.6배 이상 증가했고, 이 같은 성장을 토대로 SK가 출자한 펀드를 포함한 다양한 투자 기관으로부터 총 66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발달장애 아동 치료 기업인 두브레인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생산 사업을 하는 인투코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기업가치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각각 210억원, 125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SK는 이들 스타트업과 SK 관계사와의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한 성장도 지원했다. 크레파스솔루션은 SK텔레콤 등과 대안신용평가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넷스파는 SK에코플랜트와 베트남 폐어망 재활용 사업을 공동 추진 중이다.

 

SK는 협력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당사 보유 특허기술 사용권 무상지원을 통한 중소 IT기업 기술기반 사업화도 지원했다. 대체식품 시장의 빠른 성장 속도와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해 2020년부터 퍼펙트데이에 540억원을 투자하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추가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대체식품과 푸드테크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최 회장의 제안으로 2019년 출범한 SOVAC은 지난 5년간 사회적기업·소셜벤처의 임팩트 투자 유치와 제품·서비스 판로 개척 등을 통해 생태계 활성화와 자생력 강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은 임팩트 유니콘 프로그램을 통해 혁신적 소셜벤처들의 성장을 돕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제로원'

 

현대자동차그룹은 창의인재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지난 2018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창의공간이자 인재 플랫폼인 제로원(ZER01NE0)을 만들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제로원은 예술가, 건축가에서부터 디자이너, 엔지니어, 과학자, 기업가에 이르기까지 창의적인 인재를 위한 풍부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제로원 엑셀러레이터 ▲제로원 펀드 ▲제로원 컴퍼니 빌더 ▲현대 크래들(CRADLE)로 구성된 제로원 벤처스로 혁신적 기술과 사업기회를 연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먼저 제로원 액셀러레이터는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검증한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기술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그들의 개념적인 아이디어를 그룹과의 시너지 검증 및 실현 가능한 솔루션으로 발전시키는 '매치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현대자동차 내 사업부와 협업할 기회를 제공하고, 추가적인 선별 과정을 거쳐 추려진 일부 스타트업에는 지분 투자를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기회도 제공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18년 제로원 액셀러레이터가 도입된 이래로 180여 개 스타트업과 현대자동차그룹의 11개 계열사 내 150개 사업부가 130여 건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제로원 펀드는 스타트업 재정 지원을 담당한다. 제로원 펀드는 투자 펀드로 현대차그룹의 신사업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핵심 성장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제로원 펀드는 제로원 액셀러레이터, 현대 크래들 등 다양한 글로벌 채널을 활용해 지원을 확장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리소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자원들도 비즈니스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된다. 투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발전을 위해 협업해 동반 성장을 이루고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제로원 컴퍼니 빌더는 훌륭한 아이디어는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는 기조로 만들어졌다. 제로원 컴퍼니 빌더는 '사내 벤처(Intrapreneurship)' 프로그램이다. 현대차그룹 임직원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선발해 아이디어가 구현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될 때까지 사내벤처를 육성한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제로원 컴퍼니 빌더에 지원할 수 있다.

 

모빌리티, 로보틱스, AI/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그룹 내 다양한 사업 분야와 관련된 아이디어가 제로원 컴퍼니 빌더 프로그램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협업 비즈니스 벤처를 촉진한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모토다.

 

이 모토에 따라 선정된 아이디어는 1년간의 인큐베이션 기간 동안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업부 또는 R&D 부서와 함께 최소한의 실행 가능한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개발하거나 개념검증(PoC)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을 받는다.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을 장려하고 보상함으로써 제로원 컴퍼니 빌더는 지금까지 36개의 사내 벤처의 창업을 지원했다.

 

마지막으로 현대 크래들은 스타트업에 필요한 글로벌한 노출과 교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국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인 현대 크래들은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베를린, 중국 베이징, 싱가포르에 센터를 두고 있다. 세계 각지에 위치한 센터 모두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양대규 기자 daegyu.yang@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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