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반도체·전기차 美 진출 '빨간불'? 보조금 폐기·관세 '위험'

등록 2024.11.07 10:02:43 수정 2024.11.07 10:02:56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로 강한 '보호무역' 정책 추진 가능성 높아
칩스법 축소·IRA 폐지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에 악영향
"공화당 내에도 해당 법안 폐지 반대 의견 있어...당장 큰 변화 없을 듯"

 

[FETV=양대규 기자]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트럼프가 각종 보조금 축소·폐지와 관세 인상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국내 관련 업계는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특히 현재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거나 수출량이 많은 반도체나 자동차 등의 영역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후 미국 정부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으로 미국의 이익을 강조하는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영역에서는 조 바이든 정부 때 제정된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의 대상이 미국 기업으로 바뀌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칩스법에 따라 미국 정부에서 각각 64억달러(약 8조7600억원)와 4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돼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집권하면 관련 내용을 수정해 인텔과 마이크론 등 자국 기업에 보조금 몰아주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해당 법안이 완전히 뒤집히지 않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칩스법으로 받는 보조금의 액수나 형태가 바이든 정부 때보다 축소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는 칩스법과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지급을 비판해 홨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칩스법에 대해 "그 반도체 거래는 정말 나쁘다"고 비판하며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총 4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짓는데 38억7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지원금 규모를 축소하거나 현지 투자에 대한 요구 조건을 강화한다면 국내 기업들은 설비 투자금과 운영비용 증가라는 악재를 껴안을 수밖에 없다.

 

또한 트럼프 정부가 첨단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 규제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28%를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D램의 41%를 다롄 공장에서 낸드의 31%를 제조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와 부품업체들도 트럼프의 'IRA 전면 폐기' 공약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수입차에 10~20% 관세를 부과하며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고 불리는 IRA 보조금도 폐기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지난해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1082억달러로 이 중 미국 비중은 47.3%에 달했다. 최근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iM증권은 미국이 관세 20%를 부과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월 4000억원, 200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한국GM의 일부 생산라인도 멈출 가능성도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42만 대를 미국에 수출했는데, 관세율이 높아지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에 줬던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IRA가 폐기되면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에 대한 보조금도 사라진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친환경 정책인 IRA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3690억달러(약 492조원)를 투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보조금(세제 혜택)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조지아에 세운 전기차전용공장(HMGMA)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IRA가 폐지되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공장에서 나온 전기차들의 보급 확산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만 업계 일부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반도체와 전기차 산업의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칩스법과 IRA 모두 전면 수정하는 것은 트럼프에게도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는 "2022년 IRA 입법 당시 공화당에서 상하원 의원 중 단 한 명도 찬성하지 않았지만, 현재 공화당 지역구에서 주로 IRA로 혜택을 보고 있다"며 "공화당 의원들 입장에서 IRA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지역구 이해관계와 불일치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대규 기자 daegyu.yang@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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